아침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던 민수 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기대했던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요즘 들어 불안한 마음이 계속 커지고 있다. 상사는 늘 “요즘 젊은 친구들은 참 끈기가 부족해”라고 말하지만, 민수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 ‘내가 이 회사에서 오래 버틸 수 있을까?’, ‘다른 동기들은 다들 잘나가는 것 같은데, 나만 뒤처지고 있는 건 아닐까?’ '다른 회사에 있는 친구는 이번에 성과급을 1400%나 받았다는데, 우리 회사는 이번에 성과급을 주지도 않았잖아'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이런 불안감은 비단 민수 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젊은 직장인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 안정된 삶을 보장해줄 거라는 믿음은 깨진 지 오래다. 부모 세대는 한 회사에서 오래 일하면 자연스럽게 승진하고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회사는 언제든 구조조정을 할 수 있고, 성과가 낮으면 도태될 수도 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시대에서 젊은 직장인들은 "내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라는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혜진은 3년 차 마케터다. 입사 초기에는 ‘우리 회사 브랜드를 키워보겠다’는 열정이 넘쳤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녀는 매일 상사의 끊임없는 수정 요청과 빠듯한 마감 일정 속에서 지쳐가고 있었다. “이 정도 스트레스는 다들 겪는 거야. 원래 사회생활은 다 그런 거잖아?”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친구들의 이직 소식을 들을 때마다 고민이 커졌다. 거기에 상사는 가끔 막말로 나를 괴롭힌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부서의 선배가 퇴사를 선언했다. 혜진은 선배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선배, 진짜 그냥 그만두는 거예요? 저는 아직 버텨야 할 것 같은데…”
선배는 웃으며 말했다. “혜진아, 우리 부모님 세대는 ‘버티면 된다’는 마인드였지만, 요즘은 달라. 중요한 건 그냥 ‘버티는 것’이 아니라, ‘잘 버티는 것’이야. 네가 성장할 수 있는 곳에서 버티는 거지, 아무 의미 없이 버티는 건 아니잖아.”
그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불안 때문에 무조건 버티는 것이 능사는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어려움이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인지, 아니면 그저 나를 소모시키는 일인지 구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불안감은 개인만의 문제일까? 사실 기업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27세의 지수 씨는 얼마 전 CEO가 직원들에게 했던 말을 잊을 수 없다. “우리도 언제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몰라.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다들 각자 자기 역량을 키우는 게 중요해.” 지수는 그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회사도 미래를 장담하지 못하는데, 직원들은 어떻게 안심할 수 있을까?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기업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고, 이는 직원들에게도 큰 불안을 가져다준다.
게다가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소가 있다. 바로 SNS 속 비교 문화다. 친구들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누군가는 해외 출장을 가고, 누군가는 빠르게 승진하며, 누군가는 여유로운 삶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나만 이렇게 힘든 걸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실험이 있다. 심리학자들은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A그룹과 B그룹에게 다른 SNS 피드를 보여줬다. A그룹에게는 친구들이 멋진 휴양지에서 찍은 사진, 승진 소식, 성공한 사업 이야기 등 화려한 모습을 담은 피드를 보여주었고, B그룹에게는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는 피드를 제공했다.
그 결과, A그룹 참가자들은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현저히 낮아졌고, 불안감을 더 많이 느꼈다. 반면 B그룹 참가자들은 큰 변화 없이 평온함을 유지했다. 이 실험은 우리가 접하는 정보가 얼마나 우리의 감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SNS 속 모습은 남들의 ‘하이라이트’일 뿐, 그들의 현실 전체가 아니다.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불안을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불안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는 힘, 즉 ‘버팀력’ 을 기르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자기계발 강사 데일 카네기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멈추고,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지나친 걱정은 우리의 에너지를 갉아먹고, 실제로 할 수 있는 것마저도 방해한다. 중요한 것은 불안을 무조건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불안이 있어도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다.
이 책은 그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쓰였다. 불안은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감정이 아니다. 우리가 불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성장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제, 우리는 불안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불안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이다. 나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