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종연 Oct 23. 2022

CHO가 딸에게 알려주는 수시채용

2장  경력관리에서 시작하라

직장에서 직업의 시대로

이른바 586세대(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들이 20대를 보내던 시대에 대학생들은 어떤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보다 어떤 직장에 들어갈 것인가를 고민했다. 그 당시 대학생들에게 취업은 전문직이 아닌 이상 얼마나 좋은 대기업에 들어가느냐가 목적이었을 것이었고, 일반적으로 학벌순, 학점순, 교수님과 친한 순으로 추천제도를 통해 좋은 기업에 들어갔을 것이며, 신입사원 연수를 통해 본인의 배치부서가 결정되었을 것이다. 이런 세대를 살아온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들이 취업의 문턱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후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것이 IMF 이후일 것이다. ‘좋은 기업’에 들어가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정년까지 보장되던 시대는 끝나고, 심지어 ‘좋은 기업’이라는 곳들이 사라지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리고, 그 즈음에 태어나 취직을 해야 하는 지금 시대의 아이들은 평생직장이라는 말 자체를 생소해 할 것이다. 

앞서 취업특강 자리에서 만약 “여러분이 대학을 졸업하고 원하는 기업에 취직한다면 과연 몇 년쯤 다닐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을 해보면 평균적으로 15년정도라고 답한다. 그 답에 “여러분이 졸업하고 15년 후면 겨우 마흔인데요? 그럼 마흔부터는 어떻게 먹고 살까요?” 라고 반문하면 대부분 대답하지 못한다. 그나마 가뭄에 콩나듯 “회사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다른 곳으로 이직하면 됩니다.” 라는 류의 답변을 한다. 

보통의 우리는 기업은 항상 존재하고 본인이 기업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혹은 다른 더 이상 그 기업을 다니지 못할 이유로 이직을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장기업의 생존년수가 얼마나 되는지 아는가? 이는 결국 취업준비생들이 어렵게 취직에 성공하더라도 본인의 의지와 상관 없이 다른 직장을 구해야 하는 일이 벌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요즘 많은 취준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스타트업’이라면 그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내가 잘 다니던 직장이 갑자기 없어진다고 생각해보자. 보통 이와 같은 상황에서 당연스럽게 우리는 이직을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직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이는 당연히 그 업무에 대한 전문성, 즉 직무역량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을 목표로 좋은 직장에서의 고용만을 고민한다면, 상대적으로 해당 분야에 대한 직무역량의 육성에 대해서는 다소 등한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직장을 구하려는 잠재지원자들은 직장이 아닌 직업을 구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당장은 좋은 직장을 구하는 것이 훨씬 좋아 보일 수 있다. 높은 연봉과 높은 복리후생, 좋은 근무환경을 가진 직장을 구하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후술하겠지만 최근 기업들은 ‘똑똑한 사람’이 아닌 ‘일 잘하는 사람’을 뽑는 추세이고, 결국 ‘일 잘하는 사람’이 되려면 특정 직무에 대한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다양한 직무와 직업을 통한 성장

그렇다면 한 사람은 동일한 직무를 평생 하게되는 것일까? 실제로 우리는 사는 동안 다양한 직업, 다양한 직무를 선택할 수도 있다. 또 의도하지 않고 대학에서 전공하였던 분야와 무관한 일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는 크게 직업의 전환과 조직 내의 직무전환 두 가지에 따라 이루어진다. 나뉠 수 있다. 

조직내의 성장 : 회사에 입사한 후에 개인과 회사의 의도에 따라 본래 하던 일을 바꿔 나갈 수 있다. 이는 업무역량을 키우기 위해 업무의 범위를 넓히는 것과 전혀 다른 분야로 업무를 전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 회사의 총무팀장은 과거 환경 엔지니어로 입사하여 혁신업무를 담당하다가 총무 즉 관리 분야로 업무를 전환하였다. 이 경우 임원이 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직무들을 경험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경력전환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다른 한 편으로는 동일 직무내에서 성장하는 것으로 노사관리로 시작하여 인사운영, 인사기획으로 이동하여 인사팀장으로 성장하는 것과 같이 유사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하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직업의 전환 : N잡러의 등장

현대의 취준생들은 여러 번 좋은 직업을 구해야 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이는 기대수명의 증가와 정년의 증가에 따라 최소한 과거보다 10년은 더 일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55세에서 60세로 정년이 증가하고, 최근 다시 정년을 더 연장하려는 움직임이 생기고 있다. 또한, 한 회사에서 은퇴한 후 20년 정도의 직업을 더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 우리는 향후 최소한 45년 이상을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45년 동안 하나의 직업으로 돈을 버는 것이 가능할까? 위에 언급한 것처럼 기업이 없어지는 주기보다는 길겠지만 꽤나 많은 직업이 길지 않은 라이프사이클을 갖고 사라지고 탄생하고 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평생 하나의 직업을 갖고 사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직업을 갖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 작금의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본인이 하던 직업을 한번에 뒤집는 것은 쉽지 않다. 직업을 바꿔야하는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본인이 하던 일을 바탕으로 다음에 갖게 될 직업을 생각하게 마련이다. 

이와 같이 하나의 직장, 직업에서 다양한 직장, 직업으로의 변화가 불가피해지는 시대가 됨에 따라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개인의 경력관리가 매우 중요해지는 시대이다. 


경력관리란?

경력관리란 “목적에 기반한 직업인생관리”를 의미한다. 경력은 한 사람의 생애에 걸쳐 경험하는 일의 경로라고 할 수 있다. 경력이란 한 사람이 일생 동안에 일과 관련된 경험의 과정을 말한다. 즉 개인이 입사하여 퇴사할 때까지 축적해 가고 있는 개인의 직무, 직위, 경험의 집합을 말한다. 또한 경력개발이란 개인이 경력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경력계획을 수립하여 조직과 개인의 욕구가 합치될 수 있도록 각 개인의 경력을 개발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경력목표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개인이 경력상 도달하고 싶은 미래의 지위’를 의미한다. 즉, 경력관리에서 핵심은 무엇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정의에서 시작한다. 이를 토대로 경력경로를 구체적으로 선택하는 과정을 경력계획이라고 정의하며,  개인적인 경력계획을 달성하기 위하여 개인 또는 조직이 실제 적으로 참여하는 활동을 경력관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경력관리의 중요성 – 단기적인 대응이 어렵기 때문

그렇다면 경력관리가 왜 중요하고, 최근 그 중요성이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단기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문학을 전공한 학생이 갑자기 기업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할 때 기본적으로 전공과 기업과의 적합도가 전혀 맞지 않기 때문에 지원을 하더라고 서류전형합격이 어려울 것이다. 또한 학업 중에도 본인의 경력목표와 무관한 과목들을 학습하면서 학업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고 대학 4년간의 노력들에 집중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본인이 하고 싶은 일과 학업 간의 불일치로 인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필자들이 최근에 만난 여러 학생들은 학교의 전공이 본인이 하고싶은 일과 달라 흥미도 없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하는 경우가 많았고, 학교에서 전공을 하고 졸업을 하기는 했으나 회사에서 본인의 전공분야인력을 선발하지 않아 직업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경력관리에서 학교와 전공의 의미

따라서, 학교와 전공을 선택할 때 이미 우리는 미래의 직업을 가정하여 선택해야만 학교에서의 학업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의 문제이다. 그렇지만 경력목표가 명확하다고 하면 최근에는 학업 뿐 아니라 다양한 학습 채널을 통해 본인의 전공과 새로운 지식을 결합하여 본인이 목적하고 있는 직업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학교에서 복수전공이 용이해지면서 본래 입학할 때의 직업경로와 전혀 다른 방법으로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들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년동안 140학점을 수강하는데 있어, 본인이 하고 싶은 일과 너무나도 괴리된 공부를 하게 된다면 4년동안의 귀중한 시간이 낭비되어 질 수 있으므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본인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 또한 학교를 떠나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  경력관리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직업과 회사의 선택 시에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민하고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업의 목적이 무엇인가?

우리는 대학을 선택할 때 명확히 직업과 연관되어 학교를 선택하는 경우들이 많으나, 실제로 학교의 전공과 고용시장에서의 수요와의 괴리로 인해 선택한 전공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 4년여의 시간과 노력이 제대로 쓰이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주변에도 미술을 전공한 선배가 있었는데, 나중에 만나보면 전혀 전공과 무관한 사업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어학을 전공하고 복수전공을 통해 경영학을 하여 회사에 들어오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반면에 같은 미술을 전공하고도, 일찍부터 광고동아리 활동을 하고 적극적으로 광고대상 시상을 통해 평생 광고회사에서 성장한 친구들도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학업이 하고자 하는 일과 적합도를 가지는 것이 취업에는 분명히 유리하다는 것이다. 다행히 과거에 비해 복수전공, 관련학점이수, 대학원 진학 등을 통해 본인의 학업부분과 하고자 하는 일과 연계시킬 수 있는 기회와 유연성은 매우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경력관리라는 것이 훨씬 중요해지는 것이다. 즉 내가 하고싶은 일과 당장의 상황을 일치시키기 위해, 때로는 경력전환 차원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력목표를 세우고 추진해가는 것이 중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경력관리와 학업의 관계는 무엇인가?

경력관리가 중요한 이유 - 본인의 시간과 자원은 넉넉하지 않다

어떤 이는 한 회사에서 35년을 근무하고 퇴직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1년 미만을 다니고 회사를 이직하기도 한다. 그런데 한 회사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CEO가 된 이들도 있고, 회사를 매우 자주 이동하면서 CEO가 된 이들도 있다. 방식이 어찌 되었든 이들은 본인이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결과적으로 경력관리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방식의 차이는 있으나, 성공적인 경력을 갖추는 노력, 이를 위해 목표를 세우고, 체계적으로 이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본인의 제한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채용방식에서 경력관리의 중요성

특히 수시채용으로 전환에 따라 과거 공채 중심채용보다 지원하는 직무에서 요구되는 역량과 본인의 지식, 역량, 경험의 ‘적합도’가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은 단기적으로 준비하기 어렵고, 목표하는 직무를 일찍 정하지 않으면 필요한 경험을 체계적으로 쌓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수시채용 시대에는 본인의 경력목표를 고민하고, 정하고, 이에 따른 역량을 쌓아가는 노력을 장기적으로 준비해 가야 하기 때문에 경력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이다. 


경력관리 방법


일중심으로 사고하라

우리는 전통적으로 ‘공부’라는 것을 매우 중요시 여기면서 성장해 왔다. “공부하라, 공부 잘 해야 성공한다.” 라는 말을 들으면서 자라왔다. 그러나, 공부를 잘 했던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높긴 하지만, 모두가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닌 것을 볼 수 있다. 그 차이는 내가 하고 싶은 일, 직업을 선택하기 위한 과정과 공부가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해석이 될 수 있다. 


공부보다 경험이 먼저다. 

대학은 직업훈련소가 아니라고 한다. 그렇지만 직업을 탐색하는 전체적인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대학에서의 전공이 반드시 하려고 하는 일과 반드시 일치할 필요는 없을 수 있다. 이 경우 직업훈련, 동아리활동, 인턴경험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여 본인이 원하는 회사와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공이 가능한 가장 큰 이유는 빨리 경력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채우기 위한 다양한 경험을 전개하여 회사에서, 해당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충분한 역량과 경험을 채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력목표를 고민하라

이와 같이 경력목표를 빨리 정하고, 이에 가는 길에 대한 부분을 고민하게 되면 경력목표에 이르게 되는 다양한 길들을 찾게 될 수 있다. 회사에서 직원채용을 위한 프로세스를 진행하다 보면 지원자들의 스펙들이 유사한 경우를 많이 발견하게 된다. 남학생들은 왜 이렇게 축구동아리, 음악동아리를 많이 하는지, 또 누구나 해외여행 다녀온 것을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또 직무와 무관한 자격증은 왜 이리 많이 확보했는지 등등이다. 열심히 살고, 열심히 준비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내용으로 꽉 차 있다. 그런데, 이런 이력서 자소서의 문제는 왜 열심히 했는지가 잘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중한 시간을 투입할 때는 그 시간을 투입하기 전에 왜 그 길을 가는지에 대해 먼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런 것들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는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어디서 일할 것인지,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졸업 마지막 학기 또는 졸업 후에 시작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고민이 대학입학 전에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대학에서 학업을 하는 동안 일찍 일할 산업과 직무를 이해하고, 이에 대해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전 01화 CHO가 딸에게 알려주는 수시채용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