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by 노아

보내볼까? 말까? 기다릴까 말까. 문자 하나 보내는데 1시간. 멘트 고민하는데 반나절. 그래도 부족해. 하루 24시간 다 써도 널 만나는 1초만도 못한걸. 남은 시간 모두 써서 1시간만이라도 너를 볼수 있다면. 다 쓰고 싶어. 너와 함께하는 순간은 나에게 처음이자 유일한 행복이니까. 널 기다리는 날은, 환한 태양이 내 심장으로 스며들어 밝은 빛을 내뿜던 시간의 연속. 내 안을 가득히 채운 빛에 눈부시고 감동을 하게 돼. 그리고 그 빛이 조금씩 소멸되어가면 그자리에 공허함이 자리잡게 되곤 해. 그 공허함에 안절부절 못하는 밤이 되는 시간이면.. 식물이 태양을 자연스레 찾는 것처럼, 본능적으로 널 찾게 돼. 식물이 태양으로인해 생명을 얻듯이, 나도 그런가봐. 이런 내 마음 전하고 싶어.. 지금 너에 대한 내 진심을 전하고 싶어. 그리고 묻고 싶어.

"나, 너 좋아해.. 너도 그래?"

그러나, 그럴때마다 들려오는 통화 연결음 소리와 나의 오열소리. 매일 밤마다 내 마음을 짓눌러.

"오빠는 좋은 사람이야.."

날 향해 미소짓던, 누군가의 모습. 뿌연 수증기에 지워졌지만, 음성만은 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만 잊어. 왜, 네 전화를 안받겠어. 너 그만해, 이제. 선은 넘지말자. 제발.. 네 모습을 봐.. 얼마나 무서운지."

거울 속에 비쳤던 내 모습을 보았었다. 한마리 괴물만이 보였다. 변해버린 내 모습에 그날로 나만의 성에 갇혀 산지 여러해. 뿌얘진 네 사진을 보며, 옅어져가는 지난 시간들을 애써 떠올려가면서 그때의 내 본성을 잊지 않으려 애써왔다.

"내가 괴물이라는 걸 깨달은, 지금 이순간. 나로 인해 상처받을 누군가를 생각해 사랑을 하지말자. 내 사랑으로 인해 상처받을 누군가를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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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을 굳게 닫고 살던 어느날, 성문으로 쏟아진 빛줄기에 쇠로 이루어졌던 성문은 허물어지기 시작했고. 성 곳곳에 남아있던 눈을 녹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너의 등장과 함께 도래한 아침. 밤이 지나 아침을 맞이하니, 보이는 건 부끄러운 밤의 흔적이었다. 폐허와도 같던, 지난 시간들의 잔해 뿐이었다. 그리고 바뀌지 않은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보내볼까? 말까? 기다릴까 말까. 문자 하나 보내는데 1시간. 멘트 고민하는데 반나절.

그리고 고민하다 보내.

"민지씨~ 오늘 생일인데, 아직까지 야근이에요?ㅠㅠ 저녁은 먹었어요? 또 거르시는 건 아니죠?ㅠㅠ"

야근하는데 내가 오면 부담스러워하시지 않을까? 내 관심에 예전처럼 무서워하면 어쩌지.. 만나고 싶어.. 널..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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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몇걸음 떨어진채, 먼발치에서 네 주위를 서성거릴 수밖에 없는 나지만. 이런 나라도 널 좋아해도 될까..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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