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2

by 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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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아니야. 내 진심은 그게 아니야. 차오르는 말을 꾹꾹 눌러가며 이 밤을 보낼듯 해. 지금 이순간에도 너에게 안기고 싶은 마음 가득해. 지금 이 시간이 멈춰버리기를. 지구가 멸망하는 순간, 그 경계선상에서 너와 내가 지금 이렇게 마지막을 고하고 있다면. 그 결말은 지금 이곳에 남겨둔채, 영원의 세상으로 함께 하자. 그러고 싶어. 그럴수만 있다면.


"익숙함에 진심을 숨기지 말자, 우리.. 우린 끝났어"


이게 맞는걸까. 널 잊을수 있을까. 네가 없는 세상에서 내가 자유로워질수 있을까. 모르겠어. 그런데 적어도 한가진 알겠어. 지금의 난 널 만날수가 없어.


"엄마 제발..."


그런 나로선 지금 이 선택이 최선인거 같아.


"가족한테서 못받았던 사랑.. 그 사람한테서 대신 받고 있어.. 그사람이 있어야 내가 자유로울수 있어.."


미안해.. 나는 오빠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어. 이런 쓰레기지만. 이런 쓰레기라도 사랑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오빠한테 이별을 말하면서도 이런 아이러니한 생각을 아직도 하고 있는 나야.. 오빠의 사랑을 아직도 원하고 있나봐. 모든게 분명해지려는 이순간에 오히려 혼란스러워지고 있어. 모든 것이 불균형을 향해 나아가고 있어. 정의 세계로 나아가다 반의 세계로 거슬러 가고 있어.


"고마웠어.. 그동안.."


아니야.. 내가 고마웠어. 내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준 마음. 나다움이 뭔지 일깨워준 사람. 외로워질때마다 옆에서 묵묵히 있어준 사랑.. 그 마음, 그 모습. 그 모든 순간들.. 잃고 싶지 않아. 내가 더이상 사랑을 할수 있을까. 오빠 같은 사람을 만날수 있을까. 분해. 지금 나한테 놓인 상황이 너무 억울해.


"미안해.. 미안해.. 내가 너에게 너무 늦게 왔어.. 늦게 나타나서 미안해.."


아니야. 내가 오빠 인생에 나타나서 미안해. 내가 미안해. 찬란했던 우리의 시간이 저물어가고 있어. 보이지 않는 블랙홀의 힘에 이끌려가고 있는, 우리의 시간. 그 시간이 사라지면. 뭉개진, 우리의 추억과 함께 마음도 점점 멀어지겠지. 약해져가는 중력의 힘. 오빠를 끌어당기고 싶은 내 명분은 저 지평선 너머로 흩날리겠지.


"사랑해.. 많이.."


날 꽉 안아줘. 조금이라도 더 오래 느끼고 싶어. 오빠의 온기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느끼고 싶어. 비록 사라져가는 우리지만. 이 자리에 흔적으로 남겨질 여운은 간직하자. 그 여운이 불어올 따스함을 느끼면서 이 밤을 견뎌내자.


"정말 미안해.. 오빤 좋은 사람 만날거야.."


내 마음을 사로잡은 내 남자니까. 나는 오빠에게 지나가야할 겨울. 오빠에게 봄을 가져다줄 인연이 찾아와주기를. 나는 오빠를 지나가버릴 시간이자 망각. 그래도 언젠가 옆을 스치고 지나갈 바람을 느낄때면, 너를 사랑하는, 지금 이순간의 내 흔적이라고 생각해줘. 너를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내 마음이 남겨진거라고 생각해줘.


"안녕.."


기다림보단 보내줌을. 어제, 아직도 남아있는 네 온기를 느끼며 오늘을 살아가자. 그날의 따스함을 잃지 말고, 지금 이순간만은 증발하지 않기를. 너와의 찰나의 가득함으로 남은 내 시간이 전부 채워지니까. 언젠가 다시 만날때까지 안녕.


그렇게 우리의 이별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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