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봐요~~ 다 벚꽃이야~~ 예쁘지 않아요?"
날 향해 환하게 웃고있는 그녀를 바라본다. 순간, 찰나의 이명이 내 시야에서 선명해지기 시작했고. 스냅샷에 멈춰진 그녀가 마치 태양인양, 그녀 중심으로 세상이 공전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전자가 이온에 충돌하면서 에너지를 전달하듯이, 네가 중력의 힘으로 나에게 쏟아져, 온 세상을 벚꽃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네.. 앤.. 너무 예쁘네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만발한 벚꽃을 향해 사진을 찍던 그녀가 갑자기 나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따스한 햇살과 체온으로 물들어진 거리에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면서. 그 바람에 찰랑거리는 곱슬 머리 뒷켠으로 봄향수로 공기를 물들이면서.
"길버트~~ 나 사진 찍어줄래요?"
그녀가 내 앞으로 가까이 훅, 들어왔다. 그녀의 얼굴을 마주한다. 검은 곱슬 머리에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주근깨가 있는 얼굴. 살짝 화난듯 보이는 눈매와 미소가 보이지 않던 입가. 그러나 온 세상 가득 머금은 태양에 한기 모두 녹아, 찬란한 미소로 내 앞에 마주하고 있었다. 그녀는 웃으며 내게 말했다.
"아! 알았어~ 길버트도 이따 찍어줄께요~~ 빨리~"
플라즈마가 전자와 이온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다양한 물리적 현상을 일으키듯이, 지금 내 안에선 수차례의 충돌이 일어 엄청난 빅뱅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을 가둔 진공속으로 미세한 봄기운이 들어왔는줄 알았던 그녀가.. 그저 일시적인 버그에 불과한줄 알았던 그녀가.. 간단한 변수 하나에 불과했던 그녀가, 그 변수에 내 모든 세상을 정의해버리고 말았다. 그녀 하나로 내 모든 세상이 설명될수 있었고, 정의 내려질수 있었다.
"길버트~~"
너와 날 가득 메운 벚꽃과 그 주변 사람들의 모습보다 너 한 사람만이 보이기 시작하는 지금, 이순간.. 비로소 알수 있었다.
내가 지금 너한테 느끼는 건...
사랑이라는 걸.
난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