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봐요~~ 다 벚꽃이야~~ 예쁘지 않아요?"
흩날리는 벚꽃과 함께 또다시 지고 있는, 너에 대한 기억. 그 기억 한방울이 위로 톡 떨어지면서 온 세상으로 퍼져가는 그날의 핑크빛. 그 위를 감싸는 푸른 바다. 그 바다에서 떨어지는 이슬이 채 증발하지도 않았고. 아직도 머금은 먹구름 한가득인데.
"네.. 성훈씨.. 너무 예쁘네요.."
날 향해 미소짓는 성훈씨가 보인다. 봄날 가득 머금은 웃음으로 나에게로 쏟아짐을 느낀다. 날 향해 풍겨오는 따스한 햇살도. 그 온도에 그래도 온기를 느끼고 있어. 내내 갇혀있는 겨울 속에서 잠시나마의 난로. 고마워요.. 그런데, 거기까지야..
"민지씨~~ 나 사진 찍어줄래요?"
순수한 그의 미소를 바라본다. 순간, 날카로운 빛에 베어 찰나의 정전이 일어나 바래지는 그의 미소. 그리고 눈을 다시 뜨니, 내 시야가 그 빛에 녹아내려감을 느낀다.
"오빠..."
그 미소. 날 향해 미소짓던 그 미소. 내내 한기 가득한 내 손에 온기 불어넣어주는 그의 체온. 그 체온에서 느껴지는 마음. 심장 깊숙한 곳으로부터 느껴지는 어느 봄날, 벚꽃. 그곳으로부터 온 몸으로 파동을 일으켜 날 설레게 해. 금방이라도 안기고 싶은 마음 한가득. 차마 말로 표현하기 부끄러워 메아리 되어 되뇌이는 내 진심.
"아! 알았어요~ 민지씨도 이따 찍어줄께요~~ 빨리요~"
그 진심은 오늘의 여우비로 뭉개져서 나에게로 쏟아진다. 그날의 설렘은 지금의 숨막힘으로. 몸 안에서 끊임없이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플라즈마로. 한때 분출됐었던 에너지는 안으로 쏟아져 매순간 내 심장과 충돌하면서 통증을 자아낸다. 그저, 죽어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민지씨~~ 민지씨.. 지금 우는 거에요?"
미안해요.. 성훈씨.. 지금 나는 성훈씨랑 데이트 하고 있지 않아.. 지금의 난 당신을 감당할수 없어. 날 생각해주는 그 예쁜 마음,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너무나 힘들다는 걸 아니까. 이런 먹먹함을 당신마저 겪게 하고 싶지 않아.
"성훈씨.."
너와 날 가득 메운 벚꽃과 그 주변 사람들의 모습보다 지금 이곳에 존재하지 않는, 너 한 사람만이 보이기 시작하는 지금, 이순간.. 비로소 알수 있었다.
내가 지금 너한테 느끼는 건...
사랑이라는 걸.
난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