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일라잇

by 노아

시부야 스카이에서의 다소 뜨거운? 일광욕을 즐기고 난 후, 지상으로 내려온 우리. 그새 스카이에서 태양비에 흠뻑 젖은 탓일까? 그 빗방울 맞은 자국마다 피로가 아지랑이 피어올라 흡사 찜질방 속을 헤매는 기분을 느끼게 만들었다.


한낮의 좀비처럼 흐느적흐느적~ 온몸에 땀이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어 옷과 몸이 물아일체가 되어버리는 경험을 잔뜩 만끽하게 되었다. 이러한 기류에 신디는 애타게 나에게 애원했으니~~


"노아~~~~~~~~~~~~ 파~~~~~~~~~~르~~~~~~~~페~~~~~~~~~~"


사막 속에서 오아시스를 외치는 너. 그 외침은 곧 메아리가 되어 내 귀를 향해 화살처럼 날아올라 꽂히고. 그 꽂힌 자국에서는 조그만 한숨이 배어나고~~~


곧이어 그 배어 나온 한숨은 급히 증발하여 조급함만을 남기게 되니~

나는 구글 맵을 켠 채 한참을 헤매고 헤맸으니~~ 이곳이었다~~~~


https://g.co/kgs/K49HN3y


파르페가 뭔지는 모르겠으나, 과일과 크림이 한데 버무려진, 아이스크림을 닮고자 했지만 끝내 닮은 꼴에서 끝내는 녀석 같은 거라면? 나쁘지는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내가 과일을 먹는 건지, 파르페라는 걸 먹는 건지 전혀 분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일단 주문은 아래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주문하였다.



나는 복숭아를 좋아하므로~ 복숭아 관련해서도 할 말이 많은데, 신디는 물렁물렁한 복숭아를 좋아한다면, 나는 약간 딱딱한 복숭아를 좋아하므로~~ 여기서 나중에 참 많은 싸움이 있겠구나~ 싶어 잔뜩 겁먹고 두려워하고 있었으나,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본 하늘이 친히 불쌍히 여기시어~


미소 지으며 물가를 조정하시는 바람에, 비싸서 복숭아 사 먹을 일이 눈 녹듯이 사라지게 되었고 자연스레 우리가 싸울 일은 없었다는.. 허허~ 그래, 안 싸우면 좋은 거지??


이 세상에 멸종 위기 동물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듯이, 과일도 그렇게 멸종이 되어가면서 그에 따라 가격도 천정부지로 뛰는 거 같아서 마음이 썩 좋지 않은 요즘인 거 같다. 옛날처럼 과일을 편히 먹을 수 있을까..


만약 그럴 수만 있다면, 난 1톤 정도는 금방 먹을 수 있을 텐데..



그러나, 이와 별개로 이런 내 식성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그다지 과일이 신선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솔직히, 내 개인적 취향으로는 이럴 바에 그냥 과일을 먹는 게 좋지... 않을까??


우리의 쓰디쓴 인생을 20퍼센트의 크림과 80퍼센트의 과일이 달콤하게 만들어준다지만, 그래도 과일의 비중이 너무 많아 크림은 파르페라는 음식에 지분이 너무 없는 거 아니야? 이건 직무유기지!! 우리에게 참신한 달콤함을 주지 않는 죄!! 이런 생각들이 가득해서 내 개인적으로는 별로였었다. 진도 썩 좋아하지 않았던 거 같고. 다만, 신디는 좋아했다는 게...


아... 그게 문제 있는 건데.. 이게 여행하면서 느꼈던 점은 이상하게? 신디가 좋아하는 여행은 나와 진의 취향이 아니었으며, 나와 진이 좋아하는 여행은 신디가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고 했던가?


대체, 화성에서는 나와 진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금성에서는 신디에게 무엇을 가르치길래 이렇게 서로가 다르단 건지. 더 중요한 문제는 신디가 좋아했던 여행 모두 만족도가.. 흠흠... (노아, 정신 차려!!!! 본심 숨겨!!!!)


진이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형~ 솔직히 그때 파르페?? 그 집 갔던 거~~~(더 이상의 말은 신디와 진의 우호적 관계 유지를 위해 아끼는 걸로....ㅎㅎ)"


개인의 성향 차이인 건지, 여자와 남자의 차이인 건지는 모르겠다. 쇼핑이든 맛집이든, 장난감이나 애니메이션이건 여자와 남자의 성향 차이가 아니라, 개인의 취향 차이일 수 있으니. 여행하면서 이런 차이를 많이 알 수 있었던 거 같았다. 진과 나도 상이한 부분은 존재했으니.


아무튼, 이렇게 파르페까지 먹은 우리는 바로 진과 내가 특히 내가~~~ 바라고 바랬던 "만다라케"로 향했다.



만다라케...


일본 애니메이션 및 피규어 등 모든 중고 상품들이 존재하는 상점~~~


시부야에서 어디 갈까 찾던 와중에 알게 된 곳이었는데, 궁금했던 것이다. 어떤 곳일까? 하고 말이다. 우리나라 중고샾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도 궁금했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이곳이다. 처음에 갈 당시에는 이 입구를 못 찾아가지고, 옆에 숨어있는 엘리베이터 타고 지하로 내려가야 했는데, 혹시나 이 글을 읽고 만다라케 시부야점에 올 사람이 있다면, 기억하시라~~ 위 사진에 보이는 게 입구입니다...


그리스 신화의 스틱스 강 건너듯이 끝도 없이 낙하하여 지하 세계의 끝을 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면, 과연 이 계단의 끝이 있을까? 의심한 나머지, 다시 계단 올라가서 나올 생각이 든다면 맞게 온 것이다. 계속 내려가면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또 다른 세계를 마주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매장에 도착한 우리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진짜 없는 게 없었다... 물론, 진정으로 내가 원했을? 물건들은 없었으나 그 시절 내가 그토록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었던 전대물 피규어들이 보였으며, 세월의 흔적을 상기시킬 정도로 아주 옛날 물건들도 있었다.


아무래도 지하이다 보니, 꾀죄죄한 냄새와 함께 잊혀진 시대가 묻은, 퇴적된 추억.. 이제는 흔적이 되어버린 하나하나를 찬찬히 구경하면서, 문득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곳에 있는 물건들 전부, 한때는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했던 물건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 이치가 그러하듯이, 시대의 변천에 따라 그때의 가치는 시대의 잔당이 되어 서서히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져 가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과연 사라지는 걸까? 잊혀져가는 걸까?

그때의 우리와
지금의 네가?


그런 생각에 잠겨있다 문득 일본 만화 원피스에서 나오는 말이 떠올랐다.


절대로 멈출 수가 없는 것들이 있다.
계승되는 의지
사람의 꿈
시대의 일렁임
인간이 자유의 답을 찾는 한.
그것들은 절대로 멈추지 않는다.


국가로서의 비전보다는 당파 이익과 허울뿐인 이념만을 고집하여 시대의 흐름을 보지 못하는 위정자들. 호시탐탐 우리나라를 노리는 주변국들.


이미 기록이 되어버린 시절, 일상을 살아온 사람들이 겪었던 일들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직시할 때, 과연 그 시절에 일어났었던 양상이 지금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까?


시대만 달라졌을 뿐, 매듭지어지지 않은 채 끝나버린 역사는 잊혀지지 않은 채 계승되어오고 있었다.


그저 외면했을뿐. 실은 언젠가 매듭이 지어질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 게 아닐까...


그럼에도, 그 기나긴 시간 내내 끊임없이 계승되어 온 민초들의 의지. 절대로 꺾이지 않고, 결국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그 사람 하나하나가 모여 만들어내는 시대. 그 시대의 물결은 결국 자유를 찾아 나서는 개인의 꿈이 모여 만들어낸 것이리라.


그렇기에, 우리 개개인이 그 자유에 대한 답을 찾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 모두의 꿈, 시대는 결코 멈추지 않고, 매듭지어질 이야기의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어떻게 보면 철학적이고, 생각을 요하게 만드는 문장이라 좋아하는 문장들 중 하나인데, 한편으론 자유에 관련하여 나름의 메시지를 담은 대사가 일본에서 나왔다는 게 조금 의아하면서도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ㅎㅎ.


만다라케에 있는 물건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이렇게 많은 생각들을 해보느라 시.. 신디가 나가버린지도 몰랐었다..ㅋㅋ


어느새 보이지 않았던 신디. 이에 나는 진에게 물으니, 진이 말했다.


"누나, 다리 아프고 그래서 밖에 나갔대~~!!"


그래서 나중에 들어보니, 그 지하실 특유의 냄새와 폐쇄적인 공간이 자기와 맞지 않아서 나간 거라 했었다. 그 말을 들었던 당시, 난 속으로


아! 내가 백화점 가면 머리 아프고 냄새에 힘들어하는 거랑 같은 거지?(디스 아님)


아, 정말 이거 관련해서도 하고픈 말은 많지만? 어쨌든~ 다 구경하고 나온 우린, 저녁으로 예약했었던 신주쿠 초밥집에 서두르기 위해, 빠르게 시부야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돈키호테 시부야를 마주한 우리.


시부야를 마주한 순간, 신디와 진은 나를 바라보았고. 그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잠시 외면했던 나.


안돼... 신디.. 진... 초밥집 예약 시간까지 2~3시간 정도 남았어.. 서둘러야 해..


"노아~~~ 가보자~~~ 아직 시간 충분해~~"


"형~ 가자~"


그래, 그러면 쇼핑은 빨리 하고 나오는 걸로 하고, 돈키호테 시부야점에 들어간 우리는~~


갖가지 물건들이 가득한, 커다란 봉지 하나를 든 채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허허..


신디가 말하길~


"캐리어를 조금 더 큰 거 가져올 걸 그랬어.. 사고 싶은 게 더 있었는데, 못 사잖아!!!"


그래, 신디가 좋아할 줄 알았지~~~ 그런데, 신디는 그렇다 치고 진이 다소 쇼핑을 많이 할 줄은 몰랐다. 그렇게 세상 자린고비가 따로 없던 진이 이곳에서는 마치 지름신이라도 강림한 것처럼 이것저것 사려하는 적극성을 보일줄은 전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 이건 이거대로 의외였다.


"형~~!! 나 이거 살까? 어떤 거 같아? 음.. 아무래도 사야 할 거 같아~ 내가 언제 또 이곳을 와보겠어~~"


그래서 진이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나는 그런 진을 말려야 했다.


"아니야 아니야~~~ 다시 한번 생각해 봐~~~ 결국 사봤자, 집에 오면 이건 이쁜 쓰레기가 되어있을걸??"


오히려 진이 나를 말리면 말렸지, 내가 진을 말리는 날이 올 줄이야.. 누가 알았을까.. 어머니도 모르셨을 것이다. 그렇게 진과 신디와의 보이지 않은 사투를 벌인 끝에 커다란 봉지에 가득 담긴 물건들을 전리품으로 얻은 채, 돈키호테를 나온 우리~


우린, 바로 신주쿠로 향해서 내가 사전에 예약했던 초밥집을 향해 서둘러 지하철로 향했다.


그런데, 신주쿠로 갈 때 까지만 해도 우린, 특히 나는 모르고 있었다. 내가 신주쿠에서 엄청난 고난을 겪게 될 줄은.. 앞으로 어떠한 일이 나에게 닥칠지 모른 채 달리는 지하철에 나와 신디, 진의 몸을 맡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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