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핑계로 상처를 입히고

싫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다가

by 더 메모리 THE MemorY


싫어할 수밖에 없다. 나를 미안하게 하는 그 사람을, 자꾸만 강요하는 그 사람을,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그 사람을, 나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그 사람을, 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그 사람을 나는 싫어할 수밖에 없다. 이기적인 그 사람이, 자기 마음밖에 모르는 그 사람이, 원한 적도 원하지도 않는 말들을 늘어놓는 그 사람이 나는 미울 수밖에 없다. 이렇게까지 나를 배려하지 않는 그 사람을 내가 사랑할 이유는 전혀 없다.


고집이다. 그 사람의 모든 건 고집이고 이기심이고 불안이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기도 싫어하고 정말 필요한 도움을 주지도 않는 그 사람은 남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 자기 스스로에게만 엄격하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칼 같은 잣대를 들이댄다. 그리고 스스로가 좋은 사람이라고 여긴다. 자기 자신에게 엄격할수록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걸 전혀 모른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채찍질할수록 주위 사람들을 같은 잣대로 판단하고 있음을 언젠가는 알까.


다른 사람의 칭찬은 잘못되고 틀렸다는 걸 몇 번이고 확인시킨 후에야 안정을 되찾는 그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다. 왜 내가 그 사람에게 하는 칭찬은 잘못된 것이고 그 사람이 나에게 하는 칭찬은 옳은 것일까. 왜 나는 그 사람을 응원할 수 없는 걸까.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될수록 상대방이 나빠진다면 진정으로 좋은 사람인 걸까 좋은 사람인척 하는 걸까. 자신의 마음이 편해질수록 상대방의 마음은 두 배로 불편해진다면 그게 과연 상대방을 위한 것일까. 배려를 한답시고 상대방의 마음을 계속해서 거절하는 그 사람은 오늘도 나에게 상처를 준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남을 사랑할 줄도 모른다. 자신을 아껴주고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지 못한다. 어떻게 사랑하는지 몰라서 상처를 주고받은 사랑을 거절한다.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은 사랑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상처를 준다. 그런 게 이타심이고 배려고 희생이라면 나는 이런 사랑은 하고 싶지 않다.


사랑은 줄 수도 받을 수도 있어야 하는데 왜 주기만 할까. 그리고 왜 받기만 할까. 왜 사랑은 서로를 향하지 않는 걸까. 아마 그런 사랑은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그저 허울뿐인 얄팍한 감정을 사랑이라고 애써 덮어씌울 뿐, 사랑은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사랑해야 한다. 누군가를 아껴주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아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 자신을 찌르고 있던 가시를 오히려 밖으로 세워 남들을 찌르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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