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랑을 해야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너무나도 어렵다. 나의 마음을 온전히 보여주는 것도 나의 모든 것을 드러내는 것도 누군가를 완전히 의지하는 것도 사랑은 온통 어려운 것투성이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더라도 항상 불안하고 의심이 된다. 나를 떠날까, 나를 싫어하게 될까, 나에게 실망할까, 두려운 것투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사랑하기를 반복한다.
누군가의 사랑을 기다리는 일은 너무나도 아프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 순간을 계속 목매어 기다리는 일은 고통의 연속이다. 나를 바라봐주기는 할까, 나를 생각해주기는 할까, 항상 걱정하고 불안하다. 예전처럼 나를 바라보지 않는 사랑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기대하고 실망하기를 반복한다.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으리라, 그 누구에게도 내 마음을 주지 않으리라,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으리라, 그 누구도 믿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또 그 순간이 오면 똑같은 선택을 하리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왜 사람의 마음은 한결같지 못할까. 왜 사람의 마음은 변하는 걸까. 가져보지 못한 것은 꿈꾸지도 않으면서 한 번 가져본 것은 그토록 원하는 게 참으로 간사한 것 같다. 다시 가지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막상 가진 순간에는 감사할 줄 모른다는 건 참으로 안타깝다. 누릴 수 있을 때, 가질 수 있을 때, 만날 수 있을 때 마음껏 누리고 감사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미 지나가버린 많은 시간들을 곱씹으며 후회하며 보내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가.
그때는 미처 몰랐다는 변명만 늘어놓는다. 그때는 나에게 최선을 다하던 상대방의 태도를 알지 못했다. 그때는 나를 사랑해 주던 상대방의 마음을 깨닫지 못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 순간이, 그 사람이 사라지고 나서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그 순간이 소중했음을. 함께하던 매 순간이 기적이었음을. 당연한 하루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인간이 고독을 느끼는 순간은 단순히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고 한다. 인간이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은 그동안 자신에게 애정을 주던 대상이 사라졌을 때라고 한다. 단순히 사라지는 순간에도 외로움을 느끼지만 더 이상 그 애정이 나만을 향하지 않을 때, 혹은 그 애정이 사라져 버릴 때, 인간은 지독한 외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첫 째는 둘째가 태어났을 때 외로움을 느끼나 보다. 자신만을 향하던 부모님의 애정이 동생에게 향하기 시작하니까.
사랑은 어렵다. 나의 마음을 보여주고 싶어도 보여줄 수 없고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 싶어도 알 수 없으니까. 끊임없는 의심과 불안에 점점 스스로를 놓아버리니까. 왜 사랑은 항상 의심과 함께일까. 그저 사랑에 충실할 수는 없는 걸까. 그저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할 수는 없는 걸까.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도대체 어떤 사랑을 해야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지나가버린 인연들에 미련을 가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들의 반응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은 그렇지 못하는 나는 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렇게 사랑은 어렵다. 정답이 없는 사랑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채로 작은 흔적 하나로도 아프게 한다. 도저히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하는 사랑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