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이 없는 사랑은

사랑에 사람에 관심이 없으면

by 더 메모리 THE MemorY


무지하다는 말의 뜻을 곰곰이 생각해 봤다. 물론 말 그대로 지식이 없다는 뜻이지만 무지하다는 말 안에는 참 무서운 뜻도 함께 있는 것 같기에 더 신중히 생각해 봤다. 생각에 생각을 더한 결과 무지라는 단어에는 배운 것이 없고 깨우치지 못해서 알지 못한다는 뜻이 있지만 거기에 덧붙여 아예 배울 의지가 없다는 뜻도 함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배우고자 하는 마음보다 깨우치지 않는 게 더 크고 알려고 하는 마음보다 모르는 게 더 큰 사람은 무지하다.


나는 이따금씩 내가 무지한가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내가 배울 마음이 전혀 없는 분야에는 문외한이기 때문이다. 몇 가지의 분야 중 하나는 바로 ‘사랑’이다. 나는 사랑을 배울 마음이 전혀 없기에 사랑에 무지하다. 그리고 나는 나의 무지를 통해 발견한 점들이 몇 개가 있다.


사랑을 정말 알고 배우고 사랑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사랑해서 사랑을 시작하고 그렇게 사랑을 배우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사랑하는 대상이 생김에 따라 사랑을 더 배우고 싶어 하고 관심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사랑에 무지한 내가 나를 공부하며 알게 된 점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사랑에 무지하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대상을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지만 사랑 자체에 무지하여 사랑하는 대상에게 올바른 사랑을 주지 못한다. 사랑을 주는 방법도 사랑하는 방법에도 사실은 크게 관심이 없어서 그들은 사랑을 하지 못한다.


내가 말하는 무지함은 관심이 없다는 뜻도 함께 있다. 우리는 무언가를 그리고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면서도 그 사랑하는 대상에 크게 관심이 없다. 우리는 사랑을 원하면서도 사랑 그 자체에 큰 관심을 가지지 못한다. 그래서 무지하다.

부모님은 아이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사랑 그 자체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사랑을 하는 건 맞지만 사랑에 관심이 없다. 말로는 사랑을 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관심이 없다. 관심이 없는 사랑은 그리고 관심이 없어서 지식도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하는 대상을 알고자 하는 마음이 없이는 사랑을 할 수가 없다. 지식이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닌 학대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나의 연인을 사랑한다고 가정해 보자. 너무나도 사랑하고 좋아한다. 하지만 관심이 없다. 그 사람에 대해 알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 그리고 나는 그 사람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든다. 맛있게 먹고 난 후 그 사람은 알레르기 반응으로 병원에 실려간다. 나는 그 사람이 어떤 알레르기가 있는지 어떤 음식을 싫어하고 못 먹는지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알고자 하지 않았고 나는 사랑에 그리고 사람에 무지했다.


이처럼 관심이 없는 사랑은 지식이 없고 지식이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그 사람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사랑은 사랑의 형태로 다가오지 않는다. 행복하고 감사한 사랑이 아니라 괴롭고 상처만 가득한 학대가 되어버린다. 서로를 하나의 인격체로 마주하고 바라보기보다 그저 사랑하는 대상으로 바라볼 때 존중이 사라지고 존중이 사라진 사랑에는 관심이 사라진다. 그 사람을 하나의 인격체로 알려고 하기보다 그저 내 마음을 주는데 급급해져 상대방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사라진다.


나는 무지한 사랑이 더 무섭다고 말한다. 지식과 관심이 없는 사랑은 상대방을 철저히 무시하고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나로 바라보지 않고 누군가를 투영하여 바라볼 때 그만큼 상처되는 것은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고 관심이 없는 것만큼 상처가 되는 것은 없다. 우리는 무지함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사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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