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다시 글을 못 읽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난독증을 고치지 않았다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았을 텐데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생각은 변함 없어요. 글을 잃었으면 좋겠어. 김사과가 그랬잖아요. 잊히고 싶지 않아서 목을 졸라서라도 내 글을 읽게 하고 싶었고 그때야말로 자기가 버려야 했던 건 언어라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졸라보고 싶었어요 저도. 쉬지 않으려고 한 이유는 그 하나뿐이었어요. 잊히기 싫어서. 누군가라도 나를 치열하게 사는 사람으로 기억하길 바랐는데... 없더라. 결국 그들도 행복하고 싶어서 날 잊어야 하더라고요. 억울하다.
이렇게 기억도 못 할 거면서. 웃긴다. 사람들이 그래요. 미련을 보여도 그게 나를 향한 게 아니라 본인들이 나쁜 사람으로 남을까 하는 불쾌감에서 기인한 호의 친절 그 어디쯤이라는 걸 이제 알아. 아는데도 그랬어요. 나라고 미련 없는 것 아니니까. 나도 나쁜 사람으로 남기 싫었으니까.
제 명분이 뭔데요? 잊히기 싫었던 게 명분이지 죄책으로 점철된 게 명분은 아니었는데. 믿지 말라는 말을 믿었어야 하나.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