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글들을 읽으며 이상한 느낌을 받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 의문의 씨앗을 지금 거두려 한다.
나는 학창 시절 god의 팬이 아니었다.
H.O.T의 팬을 자처하며 club H.O.T와 지역 팸에 가입해서 팬클럽 활동을 했었다.
H.O.T와 jtL, 강타, 문희준의 앨범 CD와 콘서트 실황 DVD를 모았던 것이 나고, god의 앨범을 모았던 것은 둘째 동생이었다.
H.O.T의 콘서트를 가보지도 못하고 H.O.T는 해체했고 뒤늦게 생일파티나 팬사인회를 간 경험이 팬클럽 활동의 전부였다.
나와 다르게 동생은 god의 완전체 활동을 온전히 느끼며 팬클럽 활동을 했었고 누군가를 맹렬히 좋아하고 표현할 수 있는 부러운 시절을 보냈다.
그 당시 뜨겁게 사랑했던 나의 오빠들은 H.O.T였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돌이 아닌 다른 것들을 사랑하고 있는 나를 볼 수 있었다.
그래도 마음 한편에는 언제나 나의 우상은 H.O.T이고 언제든 돌아갈 거라는 작은 마음가짐을 숨겨뒀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H.O.T 팬을 표방하던 나를 둘러싸고 있던 노래들은 대부분 god와 동방신기의 노래였다.
god의 노래는 그냥 편하게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흥얼거리며 주변 공간을 채웠던 것 같다.
동방신기의 노래는 무서울 정도로 덕질에 집중하는 친구들로 인해 강제 주입이 됐었다.
H.O.T의 노래도 정말 미친 듯이 듣고 따라 불렀었는데 끝까지 남은 건 왜 god의 노래일까.
데뷔 25주년을 맞은 god를 지금에야 맹렬히 좋아한다고 말해본다.
나도 내가 왜 이제야 god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팬질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사람 냄새나는 오빠들이 좋고, 편하게 내 옆에 흐르는 노래가 좋다.
입에 붙어 언제든 흥얼거릴 수 있는 멜로디와 나이 들어서도 공감되는 가사들이 입덕으로 이끄는 god만의 힘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오빠들, 아이돌계의 워너비로 25주년을 맞이한 거 축하해요.
부끄럽지만 저 같은 팬도 있다는 거 말하고 싶었어요.
누군가의 팬이라는 거, 상대로부터 행복한 에너지를 얻고 위로를 받는 행위더라고요.
평범한 애엄마로, 직장인으로 살아오다가 오랜만에 일탈을 한 기분이에요.
이런 시간과 감정을 갖게 해 줘서 정말 고맙고, 꾸준히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어요.
멀리에서 소리쳐 외칩니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