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는 주로 겨울에 앨범을 발매하고 무대 활동을 했다.
예전 활동 사진들을 찾아보니 무대 의상도 도톰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것들이 많다.
특히 노래들이 겨울에 어울리는 따스한 감성을 갖고 있다.
god의 제일 큰 매력이라면 편안함이 아닐까 싶다.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아이돌의 대세 컨셉은 신비주의와 세련됨이었다.
그 당시 god는 이런 흐름과는 반대되는 컨셉을 가지고 있었다.
편한 옆집 오빠 같은 스타일.
그 느낌은 god의 노래에도 그대로 녹아져 있다.
god의 노래를 들으면 화려한 사운드나 강한 임팩트가 많지는 않다.
요즘 곡들보다 다소 느린 듯하지만 듣기 편한 랩과 멜로디의 조화가 누구라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게 만든다.
노래를 통한 메세지의 전달을 중요하게 여긴 듯 따뜻한 가사들은 누구에게나 큰 울림이 된다.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에게, 헤어진 연인들에게,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팬들에게, god 자신들에게.
겨울은 종종 고요하고 추운 계절로 인식되지만 god의 노래 안에서는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찾을 수 있다.
god 노래가 주는 향수에 젖어있으면 한 터럭의 온기가 차곡차곡 쌓이는 기분이랄까.
어른이 되어서 듣는 god 노래는 삶의 무게가 더해져 더 깊어지고 더 따뜻해진다.
보편적 정서야말로 모든 세대, 모든 시대를 아우를 수 있는 god의 가장 큰 힘이다.
시대를 타지 않고 옆 사람에게 말하듯 읖조리는 god의 노래는 박진영 말마따나 '매일 먹는 밥 같은 음악'이 되었다.
거기에 더해 팬들의 목소리가 덧입혀 완성되는 느낌도 무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
떼창을 하면 자연스럽게 그 소리가 코러스가 되고, 화음이 되는 신기한 형태랄까.
어떤 아이돌 그룹이라도, 어떤 가수라도 이런 노래가 있다는 것에 부러움을 느낄 것 같다.
겨울에 들으면 좋을만한 노래가 뭐가 있을까 god 1집부터 8집, 싱글을 훑어봤다.
어머님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그대 날 떠난 후로, 촛불하나, 거짓말, 왜, 하늘색 풍선, 길, 다시, 슬픈 사랑, 모르죠, 기회를 줘, 0%, 반대가 끌리는 이유, 익숙한 낯선 사람, 헤어짐보다 아픈 그리움, 보통날, 하늘색 약속, 우리가 사는 이야기, 미운오리새끼, 바람, 웃픈 하루, 눈이 내린다.....
너무 많아서 그냥 다 고르고 싶은 심정이 울컥울컥 올라온다.
노래를 들으면서 글은 못 이어나가고 귀만 열리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제 몇 일 뒤면 2024년을 맞이하게 된다.
연말은 항상 후회와 기대로 새해를 준비하고 맞이하는 시간이 반복되는 것 같다.
내가 가는 인생의 길이 어디로 가는지, 방향이 맞는건지 고민되더라도 우리는 그저 묵묵히 살아갈 것이다.
답을 알 수 없는 인생이지만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서로의 손을 꽉 잡고 살다보면 내 뒤로 길이 보이는 날이 오지 않을까.
자신의 길 위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노래를 바친다.
https://www.youtube.com/watch?v=LwJ2FsAljLc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사람들은 길이 다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또 걸어가고 있네
나는 왜 이길에 서 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무엇이 내게 정말 기쁨을 주는지
돈인지 명옌지
아니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인지
알고 싶지만 알고 싶지만 알고 싶지만
아직도 답을 내릴 수 없네
자신있게 나의 길이라고
말하고 싶고 그렇게 믿고
돌아보지 않고 후회도 하지 않고
걷고 싶지만 걷고 싶지만 걷고 싶지만
아직도 나는 자신이 없네
나는 왜 이 길에 서 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나는 무엇을 꿈꾸는가
그건 누굴 위한 꿈일까
그 꿈을 이루면 난 웃을 수 있을까
오 지금 내가
어디로 어디로 가는 걸까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살아야만 하는가
- god '길' 가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