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는 밀란 쿤테라라는 프랑스 작가의 오래된 소설 제목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자기 인생 자체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만 근본적으로 덧없음, 허무함을 표현한 책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채용담당자(이하, 채담)로 겪는 나름의 고충과 숙명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옆에서 같이 일하고 있는 인사담당자와 비교해 보면, 채담은 모든 일에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는 분명한 시작과 마감이 존재한다.
다시 말하면, 늘 시간의 압박에 쫓기며 마감에 임박해서는 빚 독촉하듯 현업/동료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해야 하고, 지원자와는 약속한 시간에 안내가 이루어져야 한다. 안내 이후에는 너무 늦지 않게 다음 프로세스에 대한 안내도 진행해야 한다. 인사업무 안에서 유일하게 외부 고객, 즉 후보자와의 접점에 있는 최전선의 부대이기도 하다. 당연히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해야 하며 억지스러운 요구에도 항상 웃어야 하는 감정노동자다.
그중 가장 힘든 일은 매일 누군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합격과 불합격 결과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작게는 몇 명, 많게는 수백/수천 명씩의 운명을 가진 결과를 손가락 하나의 처리를 통해 결정한다. 더블체크, 또 체크, 또 최종 체크를 거쳐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결과 안내 버튼을 누르고 결과가 제대로 나갔는지를 확인한다. 이 과정은 간혹 수많은 내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또는 회의를 진행하면서 정신없는 상황 속에서 초집중 모드로 해야 하는 경우들도 많다.
개인적으로 모든 채용담당자들을 존경하고 응원한다.
매일 누군가의 인생을 책임지는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자기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내 옆의 채용담당자들을.
[사사로운 인간의 채근담]
혹시 너무도 당연하게 채용 결과 안내하는 일을 채용담당자들의 루틴 한 업무 중 하나로 치부하고 있지는 않나요?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너무나도 중요한 일이고 너무나도 스트레스가 큰 일입니다.
스스로에게, 동료에게, 선배, 후배들에게 너무도 큰 일을 하루하루 잘 해내고 있다는 칭찬해주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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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채용 10년, 위기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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