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님, 오늘은 특별히 부탁할게 좀 있어요"
조심스러운 부름에 달려가 속삭이듯 비밀스럽게 말하는 내용을 들어보니, 매우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특정 회사의 핵심인사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야 하거나,
특정 회사의 채용 정책, 인사 정책에 대한 정보를 알아와야 하거나,
연고도 없는 해외에 특정 직무의 후보자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인 경우,
이런 조용하고 은밀한 지시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회사, 직무, 특정 단어 몇 개만 가지고
사람을 찾아와야 하는 일도 채용담당자의 업무 중 하나이다.
보통 이런 일을 할 때는 제일 먼저 주변 인맥을 최대한 활용하게 된다. 그 인맥에는 연락하기 껄끄러운 이전 직장 동료도 포함이고, 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동료도 당연 포함이고, 같이 일하는 불편한 동료는 말할 것도 없다. 실상 이런 인맥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담당자 연락처를 알아낼 확률은 10% 정도.
나머지 90%는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다. 구글링을 통한 사람 서치, 링크드인을 통한 인맥 탐색, 보도자료를 통한 정보 탐색 정도를 하게 된다. 물론 성공할 확률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 인맥-서칭 라인을 털털 털어 정보가 없음을 보고할 때, 선임자들에게 가보면 이미 그 상황이 해결되었거나 자신의 인맥 라인으로 어느 정도 상황 정리가 된 경우가 많다.
그리고 돌아오는 답은, "O과장, 네트워크 관리 좀 해야겠어. 요즘 그것도 능력이야"정도.
참담하다. 그리고 핑계처럼 들리지만 업종을 바꿔 이 회사에 입사한 지 1년 정도 됐고, 코로나로 네트워킹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다. 참으로 당황스럽지만 웃으며 조용히 "넵넵"을 외쳐본다.
[사사로운 인간의 채근담]
채용을 하다 보면 아무런 정보 없이 몇 개 단어만 가지고 사람을 찾아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인맥과 정보력에 최선을 다해 힘을 뻗어보는 시도이지, 처음부터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정보력은 한 회사에서, 한 산업군에서 오래 일할수록 자연스럽게 쌓이는 것이지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게 아니기에, 스스로를 탓하기보다 정보력이 떨어지는 선임자를 탓하는 것이 옳습니다.
이전 이야기
03 슈퍼맨을 뽑아달라고요??Path or Pass?eer Path or Pass?
https://brunch.co.kr/@d3f9d698d6c54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