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될 줄 알아야 한다

제 한 몸, 바로 서기 위해

by Sinvictus

산다는 건,

어쩌면 세상과 싸우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흐름은 무질서함으로 향하는데(열역학 제2법칙),

그 풍파에 맞서 일상을 세우고자 애쓰니.


우리는 복잡한 세상에서

하나의 정답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탈락이라는 자연스러움에 저항하며,

이 우주에 가장 보편적인 죽음을 거스르고 있다.


때가 될 때마다

찾아오는 고난과 역경은

그렇기에 필연이다.


안타깝게도,

고난과 역경에서 오는 혼돈은

쉽게 극복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전화를 붙들고,

메신저나 SNS에 공을 들이며

끊임없이 ‘혼자가 아님’을

증명하려 애쓰는 걸지도 모르겠다.




당사자도 예측할 수 없는 어느 날의 퇴근시간,

평소에는 그렇게 잠잠할 수가 없는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뭐고?”


받자마자 건넨 따뜻한 목소리, 곧바로 화답해 온다.


“마치고 뭐하노?”


이때의 내 얼굴은 누가 봐도 천사 같다 할 것이다.


“아, 내 지금 니랑 만나기로 해서 출발하고 있다.”


온화한 목소리는 곧 미소 띤 목소리로 되돌아온다.


“음, 이건 또 뭔 미친 소리지?”


같은 하루가

왜인지 모르게 버거운 날이면,

우린 이렇게 만난다.




따로 그날 있었던 특별한 일이나

사는 게 힘들다는 그런

‘약해 보이는’ 이야기 따위 나누지 않는다.


손 닿는 거리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로 위안이 되는 거지.


그러나

고작 위안 하나로

덤불 속을 지날 수는 없다.


금세 휘발될 위안(僞安)이니까.


자리가 파(罷) 해지는 순간,

한때의 웃음소리는 거기에 남겨두고

홀로 골방으로 돌아오겠지.


외면했던 고독을

결국, 마주하게 되겠지.


벗어나려 아무리 발버둥을 쳐 봐도

언젠가 꼭 ‘홀로됨’이 찾아온다.


그러니 이제,

온전히 마주해야만 한다.


짙어져만 가는 혼돈 속에서

제 한 몸 바로 서기 위하여.


지금,

당신의 눈물자욱이 적신

바로 ‘그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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