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창작
비 내리는 창가에 앉아
우리는 잃어버린 시간을 기억한다
방울방울 유리창을 타고 흐르는
빗물이 눈물 되어 한없이 흘러내린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이었을까?
지나가버린 순간들 속에서
한때는 손안에 쥐고 있던
지금은 사라져 버린 그 소중한 것들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엔
빗소리에 네 노래가 맴돌고
아주 먼 곳에서 들려오는 속삭임처럼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떨림이 느껴져
상실의 아픔은
축 젖은 나뭇잎처럼 갈 길을 잃고
그 무게를 견디며 우리는
또 한 걸음씩 걸어가야 한다
언젠가 이 비가 그치고
구름 사이로 희망이 스밀 때
햇빛이 찾아와 미소 짓는 순간
사라진 것들 속에서 또다시
새로운 시작을 꿈꾸겠지
빗방울이 흘러 흘러
멍든 마음도 함께 씻겨 내려가길
우린 다시 일어나겠지
아련한 기억을 품고, 새로운 날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