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창작
백일홍 늘어선 한 여름 시골길
무심한 미소가 그리워 다시 걸어 본다
그 길에 꾹꾹 찍힌 멍멍이 발자국 따라
지금도 너랑 함께 걷는 기분이다
반짝이는 나뭇잎 사이로
파르르 나는 아기 새를 본다
한낮 햇살이 내려앉은 마루에 앉아
너랑 마사던 민들레차 향기가 낯설다
작은 호수에 비치는 구름 닮은 손수건
멀찍이 물러앉아 넋 놓고 한참을 바라본다
물결 위에 흔들리는 그림자 속에서
네 긴 한숨 소리가 들려온다
그 꽃길을 혼자서 걸을 때마다
네 시간은 멈춰 선다.
바람 숲에 흔들리는 꽃잎 따라
서툰 이별은 그저 무채색 아쉬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