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공안부 공안들에게 둘러싸인 파타야 프로그래머 살인사건 주범인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원 김○진(33세)은 일회용 가스라이터를 바닥에 던져 터뜨리며 난동을 피웠다.
그러나... 끝내 김○진은 그렇게 베트남 공안에 검거되었다.
Ⅰ. 파타야에서의 살인... 그리고 호찌민으로의 도주
Ⅱ. 경찰청으로부터 유력한 제보 접수
Ⅲ. 공안 출동을 위한 설득
Ⅳ. 공조수사 착수 후 24시간 내 이레적 검거
Ⅴ. 영사면담과 강제송환, 그 이후...
Ⅰ. 파타야에서의 살인... 그리고 호찌민으로의 도주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원 김○진은 2015년 11월 21일 태국 파타야에서 자신이 고용한 불법 도박 사이트 개발자 임 씨(24세)를 공범 윤 씨(34세)와 함께 잔인하게 살해하였다.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가 프로그램 개발자인 임 씨의 머리 등 온몸을 둔기로 내리쳐 뇌부종 등으로 사망케 하고, 파타야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리조트 주차장에 시신이 있는 차량을 유기하고 도주한 것이다.
윤 씨는 범행 직후 태국 경찰에 자수하여 수감되었으나, 김○진은 베트남 호치민으로 도주하였다.
그 후 소재 불명되었다가 2017년 7월 2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공개 수배된 이후 중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호치민 한국인 밀집 거주지역인 푸미흥에서 봤다는 제보가 여러 건 접수되었다.
경찰청에서는 은신처에 대한 10여 건의 첩보를 입수하여 신빙성 여부를 분석하였고, 호치민의 한 호텔 카지노에 출입한다는 첩보에 따라 현지 출장까지 와서 공안들과 공조수사를 하여 호텔을 급습하기도 하는 등 추적하였으나, 신출귀몰한 김○진은 경찰의 추적을 번번이 따돌리곤 했다.
나 또한 김○진의 휴대전화 번호를 파악하여 자수를 권유하기도 하였으나, 김○진은 시간을 달라며 자수를 거부하였고, 경찰청과 교민들로부터 다수의 첩보를 입수하여 적색수배자 추적 전담부서인 공안부 범죄추적국(C52국)에 소재 파악 및 검거를 의뢰하곤 했으나, 한국인이 운영하는 특정 식당에 왕래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목격자의 진술 외에 특별한 성과는 없었다.
Ⅱ. 경찰청으로부터 유력한 첩보 접수
그렇게 추적에 지지부진하던 2018년 3월 12일 13시 30분경, 한국인이 교통사고를 당하여 입원 중이라는 신고를 받고 조력을 위해 병원으로 출동하던 승합차 안.
경찰청 외사수사계 베트남 담당 서 경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 천 주재관님, 잘 지내시지요? 김○진 관련, 이번엔 유의미한 첩보 같습니다.
- 김○진이 베트남 중부 지역의 한 한국식당에 은신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관련 자료는 sns로 보내드릴게요.
첩보 보고서와 사진이 전송되어 왔다.
첩보 내용도 베트남에서 충분히 은신 가능한 장소를 지목하고 있었고, 김○진을 촬영한 사진 또한 더더욱 신빙성이 있었다.
교통사고 피해자에 대해 교통사고 처리 절차, 보험처리 여부 설명 등 초동 조치는 된 상황이라 추후 방문하기로 양해를 구했다.
공안부로 차를 돌리며 C52국에 연락을 했다..
영사기관의 공식 방문임에도 김○진 검거 관련 공조수사 협의 차 들른다고 하니 레터 등 공식 방문 절차 없이 흔쾌히 오라고 한다.
이는 오랜 강력팀 형사 근무 경험에서 우러난 파견 직후 터득한 노하우 덕분이었다.
베트남 공안들과 평소 인터폴 적색수배자의 동향 정보 교환, 검거 및 강제송환 관련 공식 회의석상에서 한국 경찰의 추적기법, 인권보호 시책 등을 어필하며 엄정한 모습을 보이는 한편, 그들 또한 우리 형사들처럼 술로 하나 되는 문화가 있어 술자리에서는 평소 정년 얼마 안 남으신 꾸에(Que) 팀장께는 큰 형님이라 부르고, 한국과 교류를 담당하는 공안부 대외국 담당자에게는 동생이라 부르며 끈끈한 네트워크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Ⅲ. 공안 출동을 위한 설득
상황이 상황인 지라 공안부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꾸에 팀장과 담당 쯩(truong) 대위 등 수사팀원들에게 본론부터 이야기했다.
- 상황이 긴급하고, 신빙성이 있는 제보다.
- (사진을 보여주며) 현재 김○진의 모습은 이렇고, 신원확인을 거부할 경우,
확인은 양팔에 있는 특이한 문신으로 하고,
- 접근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검거 시 유의사항 등을 설명했다.
실시간으로 경찰청과 조율을 하며 검거할 경우 인센티브도 덧붙였다.
- 베트남 공안부 차관이 곧 한국 경찰청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검거하면 차관님께 C02국의 활약상을 칭송하여 수사팀에 큰 포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 경찰청 차원에서도 수사팀에 포상을 추진하겠다.
- 그러니 신속하게 검거를 해달라.
이러한 나의 설득에 진정성이 느껴졌는지 그 느린 베트남 행정 절차임에도 금세 상부의 출장 승인을 득하고 그날 저녁 호치민에서 320km 떨어진 은신처로 출동을 하여 7시간 여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Ⅳ. 공조수사 착수 후 이례적 24시간 내 검거
현장에 도착하여 잠복과 탐문 수사 등을 벌여 김○진의 소재를 확인한 다음 날 오후 1시...
첩보에서 적시된 한국식당에서 김○진을 체포하였다.
김○진은 조직폭력배답게(?) 담배를 왜 못 피우게 하느냐며 1회용 가스라이터를 바닥에 집어던져 터뜨리는 등 체포를 완강히 거부하며 난동을 피웠다.
대화로 설득이 되지 않자, 쯩 대위는 나에게 연락을 하여 체포 사실을 알리며 설득을 해달라고 요청하였다.
김○진을 바꾸어 달라고 했다.
- 김○진 씨, 저 한국에서 파견된 천현길 경찰주재관이에요. 파타야에서 한국인 살해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가 되어 체포된 상황이고요. 어차피 조사는 한국에서 받게 될 터이니 안심하시고, 공안에게 협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