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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연습, 생활 속 작은 뇌운동

뇌를 깨우는 루틴

by Mindful Clara

일상 속 작은 시작

집에서는 가끔 첫째의 피아노 소리가 흐른다. 레슨을 받고 연습을 하는 소리다.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이가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룰 수 있었으면 하는 부모 마음에 가볍게 시키고 있다.
그 분위기에 나와 남편도 자연스럽게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눌러본다. 아이가 연습하는 멜로디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따라 부르게 되고, 귀에 익은 곡이 등장하면 '오! 나도 칠 수 있을거 같은데?' 라는 마음이 꿈틀거린다.
내 전공은 바이올린이었지만 요즘은 피아노 앞에 앉는 시간이 은근히 즐겁다.


악기 연습의 기억

예전에는 연습이 생활이었다. 매일 몇 시간씩 연습을 한다는 건, 나에게 어릴 때 부터 기본으로 주어진 일이었다. 그런데 그 연습시간이 그렇게도 싫었다. 연습실 안에 혼자 앉아서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것 같은 매일매일이 지루했다. 음악은 좋아했지만 사랑하는 마음까지는 아니었는지, ‘연습’은 늘 무겁게만 느껴졌다. 커리어를 바꾼 뒤로는 매일 악기를 잡을 이유도, 연습을 할 동기도 줄어들었다.


연습의 새로운 의미

요즘 조금씩 피아노를 치면서 악기연주에 대한 관점이 달라졌다. 40이 넘은 나에게, 악보를 읽고 양손을 움직이며 소리를 만드는 과정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일종의 뇌운동처럼 다가온다. 손끝은 자극을 받고, 뇌는 여러가지를 동시에 생각한다. 길게 하지도 않는다. 하루 10분? 좀 필받으면 20분? 그정도면 충분하다. 그 짧은 시간이 주는 활력은 의외로 크다.


뇌를 깨우는 루틴

피아노 연습이 아직 나의 확실한 루틴이 되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거르는 날도 있고, 여전히 대중없이 아무 시간에나 칠 때가 많다.
나처럼 집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점심 식사 후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많다. 그 시간에 악기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싶다. 뇌에 새로운 자극도 주면서 분위기 전환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하루를 악기 연습으로 마무리하는 것 역시 좋은 생각이다. 잡념을 정리하고 긴장을 풀어내며, 하루의 끝을 차분하게 마무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하는 즐거움

피아노가 아니더라도 키보드나 오래전 배웠던 다른 악기가 있다면 다시 꺼내보기를 권한다. 잠시 멈췄던 곡을 이어가도 좋고, 유행하는 대중음악을 연습해 보아도 좋다. 아이가 음악레슨을 받고 있다면 부모가 함께 관심을 갖고 연습하는 모습만으로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격려가 될 수 있다.


음악이 주는 활력

음악은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다. 음악연습을 뭔가 대단한 일이 아닌 생활의 일부로 바라볼 때, 우리의 삶에 큰 활력이 되어 줄 수 있다. 예술 활동은 우리의 정신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제발 취미 악기 연주에 '저는 음악에는 재능이 하나도 없어요..' 라는 말은 하지 않길 바란다.

그 10-20분의 짧은 연습 시간이 우리의 뇌를 젊게 해주고, 마음을 단순하게 정리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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