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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 열어준 새로운 기회들

40대의 운동은, 거창한 목표보다 꾸준함

by Mindful Clara

목표가 있어야 전진한다. 그래서 목표 설정은 중요하다.

하지만 40대 이후의 건강은, 대회처럼 뚜렷한 목표가 눈앞에 없더라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누가 보든 안 보든 결국은 지켜야 하는 나와의 약속이다.


목표를 세운다면, 거대할 필요는 없다. 특히 보여주기식 목표는 오래가지 않는다.
운동을 왜 하는가? 40대의 운동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대단해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활력있게 생활하기 위한 필수행위다.

오롯이 나를 위해 해야 한다. 나에게 떳떳하기 위해, 스스로 행복하기 위해.

들쑥날쑥 하는 것보다, 꾸준히 하는 쪽이 유지하기 훨씬 수월하다.
그래서 운동하기 싫은 날이면 이렇게 생각한다.
“오늘 쉬면 나중에 몇배로 힘들다. 그냥 하자.”

그리고 스스로에게 한번 더 물어보곤 한다.
“나를 위해 시간을 쓰지 않으면, 이 시간에 도대체 뭐할건데?”


나를 채우는 시간이 없으면, 나의 삶은 어느새 남의 이야기로만 채워진다.

운동은 그런 의미에서 내 인생에 새로운 이야깃거리와 이벤트를 만들어준다.


달리기를 시작해서 꾸준히 하다보니 더 잘하고 싶어졌고, 그래서 체계적으로 운동하게 되었다.
체력이 생기니 마라톤 대회에 등록할 수 있게 되었고, 대회를 핑계 삼아 가족과 의미 있는 여행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나는 내년 3월 마라톤을 위해 17주간의 훈련을 하고 있다. 시험을 준비하듯, 매주 요일별로 계획한 숙제를 하나씩 끝내며 조금씩 실력을 쌓는 중이다.
꾸준히 쌓아온 체력 덕분에, 평범한 40대 엄마인 내가 이런 본격적인 마라톤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운 좋게도 내년 9월 베를린 마라톤 추첨에도 당첨되었다.
아이들은 학기 중이라 한국에 계신 엄마를 모시고 함께 여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베를린 마라톤 같은 큰 이벤트가 아니었다면, 일부러 시간을 마련해서 이런 여행을 계획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마흔의 운동은 새로움을 선물해준다. 기회의 문을 열어준다.
4년 전, 갑자기 달리기를 결심했던 그 순간의 나에게 고맙다.
그 작은 선택 덕분에, 이전보다 조금 더 행복한 나를 만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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