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지나며 다시 알게 된 것
연말과 연초는 늘 정신이 없다.
연휴에 만나 스트레스를 주고받을 가족 친지도 주변에 없는데, 아이들이 방학이라 하루 종일 집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에너지가 바닥을 찍는다. 함께 있는 시간은 분명 행복한데, 몸은 유난히 피곤하다. 한 해 동안 아쉬웠던 점들과 다가올 새해에 대한 걱정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의욕이 꺾이면서 몇 주간의 슬럼프가 이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말에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3월 1일 마라톤을 준비하며 훈련의 한가운데에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하루를 빼고는 운동 스케줄을 잡아 놓았다. 속도 훈련, 장거리 러닝, 이지 러닝, 그리고 근력 운동.
이번 마라톤 트레이닝의 목표는 정해놓은 계획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어길 수 없다.
(솔직히 말하면 연말과 연초에는 하루 이틀 정도 근력 운동을 조금 설렁설렁 하기도 했다.)
연말에는 먹는 것도 평소보다 자유로워진다. 연휴라는 게 원래 그렇다.
마음껏 디저트도 먹고, 과식도 한다.
그런데도 몸이 급격히 무거워지는 일은 없어졌다.
달리기 덕분이다. 그 사실이 나를 안심시켰다.
유튜브 영상 촬영도, 글쓰기나 레시피 테스트도, 책 읽기도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그래도 달리기 덕분에 완전히 구렁텅이로 빠지지는 않았다.
이번 연말을 지나며 다시 한 번 분명해진 게 있다.
운동은 내 일상에서 선택이 아니라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극도로 내향적인 나는 스스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을 늘 고민해야 한다.
운동은 신체적인 에너지를 쓰게 만들면서, 정신적인 에너지를 채워준다.
묵은 에너지를 배출하고, 신선한 에너지를 다시 넣어준다.
그래야 잠도 잘 자고 몸도 순환한다.
나처럼 40대에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는 꼭 필요한 일이다.
올해도 나는 부지런히 움직일 생각이다.
4~5년간 꾸준히 해온 운동이 이제야 겨우 내 삶 안으로 들어온 단계이다.
올해는 운동을 통해 아이들과 더 연결되고, 조금 더 좋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과 이어지고 싶다.
기록보다 관계로, 속도보다 지속으로.
그렇게 또 한 해를 달려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