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서 목표란 무엇일까?

완주인가, 성장인가 - 아니면 나만의 무언가일까?

by Mindful Clara

마라톤 트레이닝 중에 든 생각

내년 3월 1일에 있을 마라톤을 준비 중이다. 나의 다섯 번째 풀코스 마라톤이다.
지금까지 네 번의 마라톤을 뛰면서 준비 없이 레이스를 맞이한 적은 없다. 체력이 많이 부족했던 첫 번째 마라톤조차도, 나 나름대로는 꾸준히 트레이닝을 한 뒤 대회에 참가했다.

그리고 매 대회마다 조금씩이라도 더 발전하기 위해,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채워왔다.


주변의 다양한 러너들과 그들의 목표를 보면서 문득 궁금해졌다.
'저 사람들은 마라톤 완주만으로도 만족하는데, 왜 나는 그냥 완주만으로는 잘 만족이 안 될까?'
'이 친구는 레이스를 참 자주 나간다. 훈련할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많이 참가하는데, 저게 가능한 걸까?'

'와, 저 사람의 목표는 어디까지일까? 어디서 저런 에너지가 나오지? 대단하다!'


사람마다 다른 ‘만족의 기준’

-어떤 사람은 매번 완주 자체가 목표다.
-또 어떤 사람은 별다른 준비 없이도 레이스에 자주 참가한다. 아마 대회 그 자체가 기쁨이자 활력소일 것이다.
-어떤 사람은 기록 향상을 목표로 삼고, 끊임없이 강도있는 체계적인 훈련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일정한 레벨을 유지하며, 경험의 개수를 중요하게 여긴다.


처음에는 ‘할 거면 무조건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는 내 기준으로 다른 러너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 역시 누군가의 눈에는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고, 사람마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여러 러너들을 만나고, 그들의 방식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누가 더 열심히 하느냐, 덜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성향의 차이라는 것.


미국 50개 주 마라톤

가끔 나와 함께 장거리를 뛰는 미국인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미국 50개 주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달리고 있다. 처음 들었을 때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었고, 나 역시 잠깐 솔깃했다.

‘나도 한번 해볼까?’

하지만 그 친구의 훈련 일정과 레이스 패턴을 가까이에서 보며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50개 주를 완주하려면, 1년에 3개 이상의 마라톤을 뛰는 것도 전혀 드문 일이 아니게 된다. 그런 일정 속에서 과연 실력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훈련과 충분한 회복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달리기의 중심은 ‘편안한 완주’에 맞춰지게 된다.

물론 3-4달에 한번 42km의 레이스에 참여하는 것은, 늘 꾸준히 달리고 있지 않으면 결코 쉽게 해낼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비슷한 수준의 달리기를 유지한다 해도, 성실하게 지속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것 자체로도 대단하다.

그 목표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너무나 멋지고 의미있는 도전이다. (미국의 50개 주이니, 특히 미국사람에겐^^)
다만, 내 성향과는 조금 맞지 않을 뿐이다.


나는 어떤 러너인가

어떤 목표가 나를 설레게 하고, 움직이게 하는가? 나는 어떤 목표를 추구하고 있을까?

기록을 크게 줄이는 것에만 집중하지는 않는다. 물론 기록이 줄어들면 좋다. 다만 그것만을 목표로 삼고 싶지는 않다.
대신 매 레이스마다 발전하고 싶다.

42km 동안 페이스가 무너지지 않는 레이스, 후반에 덜 지치는 체력, 좋은 자세, 달리기 외에도 전반적인 체력 향상과 근력 증가.

나는 지난 레이스보다 조금 나아진 나를 기대할 뿐이다. 같은 42km를 다시 뛴다면,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기보다, 조금 더 강해진 내가 되고 싶다.

그래서 나에게는 준비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과정 속에서 모든 것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준비 없는 레이스는 감동도 없다.


그냥 나는, 발전하는 게 좋은 사람

정답은 없다. 목표는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발전이 눈에 보여야 재미있고, 성장이 피부로 느껴질 때 비로소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일 뿐이다.

오히려 매일 똑같아 보이는 일을 10년 넘게 꾸준히 이어가는 사람이 가장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5km 달리기처럼 극단적으로 힘들지는 않지만 매일 하기에는 꽤 많은 성실함을 요구하는 운동을, 레이스 참가 & 소셜 미디어 인증도 없이 그저 스스로를 위해 묵묵히 해내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남의 목표를 평가할 필요도 없고, 우리 모두는 다른 인생을 산다.
모든 일은 나를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목표를 세워보는 것.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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