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4번째 풀코스 마라톤을 위한 트레이닝 중이다. 마라톤 트레이닝이라고 하면 뭐 대단한거 같을 수도 있겠지만 그냥 내 수준에 맞춘 계획을 만들어서 지켜나가도록 노력하는게 전부이다. 이제까지 3번의 마라톤 준비과정과 느낀점을 간단히 기록해 보려고 한다.
2023년 4월. 나의 첫 마라톤은 완전하게 혼자서 준비했다. 사실 6개월 후 두번째 마라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시카고 마라톤) 을 위한 테스트정도? 42km 가 어떤 느낌인지 경험하는 차원에서 동네 마라톤에 참가했었다. 장거리 연습을 시도할때 마다 이런저런 이유로 몸이 불편하고 너무 힘들어서 최장거리를 27km 정도 뛰어보고 나간 대회였다.
매일 메트필라테스도 20분씩 했다. 하지만 최하의 체력을 가지고 있던 내가 42km를 뛰기에 충분한 근력을 얻기에는 준비 기간부족. 그래도 필라테스라도 했으니 똑바로 몸을 세우고 어느정도는 뛴것이라 생각한다.
결과는 처참..
계속 이 운동을 해보니 끝내는 시간은 중요한게 아닌듯하다. 5시간에 끝내든 6시간에 뛰든 힘들더라도 즐기면서! 본인이 만족 할만하게 뛰면 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완벽히 본인 성취를 위한 운동이다. 하지만 나는 이미 하프 전부터 많이 지쳐 있었고 25키로 정도부터는 1키로씩 참는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42km의 거리는 끝만 기다리며 참기에는 참 긴거리였다.
느낀점-
운동 경험 거의 없는 상태에서, 달리기 시작한지 1년 3개월이라 체력부족. 그리고 훈련부족.(결국엔 훈련을 소화할 만한 체력 부족)
준비 없는 마라톤 풀코스를 간단하게 한단어로 설명하자면. 고통. 그리고 그 고통은 티비에서 보이는 것처럼 감동이 아니다.
*의미가 없었다는건 아니다. 많은 배움이 있었다. 또 그런식으로 죽을거 같이 뛰고 싶지는 않을 뿐.
두번째 마라톤은 2023년 10월. 시카고 마라톤. 첫 마라톤 이후 근처 러닝클럽에 조인해서 뛰는 사람들을 몇몇 알게되었다. 주중에 뛰는 10km는 여전히 혼자가 편해서 동네에서 홀로 뛰었지만, 주말 장거리는 새로운 사람들과 달리게 되었다. 40대 후반 50대 초반의 나보다는 나이가 좀 있는 분들이다. 경험도 있지만 과하지 않게 몸을 잘 달래면서 뛰는 법을 알고있어서 참 많은 도움을 받았다. '주변에 기록 욕심 내면서 과하게 훈련한 사람들은 다 사라졌다' 고 한다. 그분들은 거의 매일 가볍게 근력운동 클래스를 가고 대부분의 러닝을 easy하게 한다. 실제로도 러닝 전문가들은 1-2년차 러너들에게 쉬운조깅 외의 다른 종류의 훈련은 전혀 필요 없다고 얘기한다. 몸이 그것을 받아드릴 준비가 안되어 있다고.
훈련 기간이 여름이라 주중에는 천천히 횟수만 채우고 주말에는 주변의 에너지를 도움삼아 장거리를 뛰었다. 32키로까지는 2번정도 뛰어보고 대회에 참가했다.
완전한 평지인 시카고는 아주 즐겁게 달렸다. 물론 27-28km 부터 힘이 빠지고 마지막 10km는 속도가 많이 처졌지만 42km를 내 능력만큼 뛰어서 만족했다.
느낀점-
일단 초보 러너는 쉬운 페이스로 거리를 늘리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준비도 안된 몸에 스피드가 더해지면 부상뿐.. 속도가 제자리에 머무는 것이 항상 불만이었던 나에게 그 욕심이 별 의미 없다는 것을 알려준 트레이닝.
텍사스 오스틴에서의 세번째 마라톤. 2024년 3월. 여전히 주중에 2-3번 10km씩 혼자 뛰고 주말에 러닝 친구들과 장거리를 뛰었다. 필라테스도 여전히 규칙적으로 했지만 특별히 뭔가 더 하지는 않았다.
오스틴의 코스는 올라갔다 내려갔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너무나 힘들었던 대회이다. 마라톤이 다 똑같은 마라톤이 아니구나! 주변 사람들에게 코스에 대해 들었지만 귀 기울여 듣지 않았다.(잘 모르기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시카고때 보다 기록이 다시 15분정도 느려졌다. 코스가 어려우면 당연한건데 그땐 왠지 그게 조금 속상했다.
느낀점-
근력운동의 필요성을 처절히 느낀 레이스였다. 내 다리는 보기에만 튼튼하지 정작 달리기에 필요한 근육은 여전히 많이 부족했다.
마라톤 대회에서 제공하는 코스 고도차트를 공부해서 가야한다. 전혀 생각도 안하고 갔다가 큰코 다쳤다. 시작부터 펼쳐지는 기나긴 오르막을 예상하지 못하고 너무 열심히 달린 나머지 다리가 너무 일찍 가버렸다. 하프도 되기전에...
마라톤 트레이닝은 흥미롭다. 간혹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훈련 계획표를 사용해서 플랜을 만드는데 사람마다 체력상태, 운동 경험, 달리기 경험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스스로의 체력상태와 경험을 잘 반영해서 스케쥴을 만들어야 한다. 나 역시 제공되는 것을 참고해서 내 스타일로 만들어 본다. 그것 역시 몸 컨디션에 따라 강도와 날짜를 조절하면서 하고 있다. 이번 마라톤은 그전보다 근력운동도 더해주고 달리는 양도 아주 살짝 늘렸는데 어떻게 될지? 시차가 있는 외국이라 많은 변수가 있을 것도 예상한다.
여하튼 모든 러너들이 다른 사람의 경험과 조언에 너무 심각하게 귀 기울이기 보다는 스스로 생각하고 본인의 몸을 잘 체크하며 트레이닝을 이어나가면 좋겠다.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완벽히 이해하거나 알 수 없는 부분들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