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사탕 Oct 24. 2022

페루, 데스티네이션 마케터로서의 웅장한 서막

'진심'이 쌓은 잉카의 역사

진심: 마음을 다함


18년 10월, 꿈의 직업을 만났다 

데스티네이션 마케터, 세계 곳곳의 여행지에 대한 환상을 전하는 일. 

직전 직장이 체계 있는 그래서 일을 잘 배울 수 있었지만 한 편으론 갑갑했던 외국계 글로벌 호텔이었다. 



데스티네이션 마케터가 하는 일이 무엇일까?


한국관광공사가 해외에 한국을 여행지로서의 어떤 매력이 있는지 전하듯, 그 반대로 각국의 관광청은 한국인 여행객을 유입하고 싶어 한다. 한국인은 전 세계 여행 시장에서 상위권, 코로나 이전엔 아시아 중에서 일본-한국-중국 순으로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유입이 있었다면 코로나 이후 봉쇄되는 중국과 조심스러운 일본인 사이 한국이 단연 여행으로는 세계가 주목하는 시장임에 분명하다. 


일반 회사나 상품을 마케팅 홍보하는 것과 다르게 데스티네이션 마케터는 해당 국가의 홍보대사 어찌 보면 친선대사라고도 할 수 있다. 유형의 상품 홍보는 해당 제품의 혹은 제품을 만든 회사의 강점과 경쟁사에 비해 차별점 정도로 준비하면 된다면 데스티네이션 마케터는 때론 해당 국가의 인구, 문화, 역사 그리고 인근 국가와의 관계 그리고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숙지해야 하고 또한 각 나라 안에 많은 관광자원 중 어떤 것이 한국인에게 가장 어필이 될지 추리고 세그먼트 타겟팅을 통해 포지셔닝한다.


인지도가 낮은 나라: 대표 관광지를 조명해 인지도를 높이는 데 초점

인지도가 높은 나라: 해당 국가의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 관광 자원을 홍보하거나 새롭게 포지셔닝하는 데 초점


여행은 역시 경험해야 제맛

가장 많이 그리고 여전히 많이 하는 데스티네이션 홍보.마케팅은 간접경험이다. 예산이 크지만 그만큼 효과적인 대표 간접경험은 TV PPL, 예산이 적지만 효율을 따졌을 때 효과적인 인플루언서 마케팅! 그중 여행 인플루언서 혹은 여행 전문 주요 매체, 기자들과 함께 떠나는 팸트립(familization trip)이 데스티네이션 마케팅에선 가장 흔하다.


데스티네이션 마케터로서 입사 2달 차에 페루로 떠나게 되었다

첫 팸트립이었지만 인플루언서들은 나만 바라보고 있을터. 페루까지 직항은 없어 미국 공항을 경유해야 하는데 총 2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 동안 페루 주요 명소에 대해 숙지하느라 한 숨도 못 잤다. 그렇게 시작된 여정은 마추픽추가 있는 '쿠스코' - 수도, '리마' - 그리고 사막이 있는 '이카'로 이어졌다.


가이드 인척 했지만 사실 나는 누구보다 들떠있었다. 첫 팸 트립인 만큼 철저히 나는 여행객의 시선으로 페루를 온전히 보았다. 그래서 지금도 인생 여행지를 꼽으라면 페루는 늘 인도와 1순위를 두고 다툰다.


장엄한 마추픽추, 그리고 더 좋았던 이카 사막의 쏟아지는 별


사실, 페루 팸트립에선 기억나는 장면들이 너무 많았다

'공중 도시'로 불리는 페루 대표 명소인 마추픽추: 정말 CG 같았다. 어떻게 그렇게 높은 곳에 세워둔 거지, 지금까지도 그 비밀을 알 수 없어 더 신비로운 곳, 그 시절 잉카인에게 더 관심이 갔다.

페루의 수도, 리마: 위에서 아래로 길게 위치한 페루는 전 세계 셰프들이 찾는 미식 국가이다. 아마존, 빙하, 고원지대까지 다양한 토양 기후와 각 기후를 기반으로 자라난 식재료의 천국. 더불어, 일본, 중국, 아프리카까지 다양한 이민자들이 만든 식문화. 이 모든 것이 합쳐져 수도 리마에는 파인 다이닝부터 길거리 음식까지 미식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카: 리마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이카는 바다와 사막이 공존하는 특이한 지형이다. 특히 사막에서의 사파리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렇게 사막이 고요한 지 노을이 아름다운지, 고운 모래 위에 누워 바라본 쏟아지는 별들까지. 사막만큼은 정말 죽기 전 꼭 경험해 봐야 할 명소이다.


그러나 가장 여운이 오래 남은 건 바로 잉카인

잉카 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에 가면 잉카인의 지혜와 살아 숨 쉬는 역사를 느낄 수 있다. 쿠스코에 있는 많은 레스토랑은 잉카 시절 지었던 벽을 그대로 사용하는 곳들도 많은데, 시멘트나 어떠한 접착제 없이 돌을 깎아 그 모양으로 끼워 맞춘 건축 양식이 신기하다.


그중 12각 돌은 각이 12개나 되는 돌로 쿠스코 번화가 골목에 자리하고 있다. 정말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퍼즐처럼 끼워진 12각 돌, 잉카의 건축기술을 그 지혜를 한눈에 보여준다.


가이드에게 들었던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페루에 몇 차례의 지진이 있었고(대지진도 포함), 스페인 식민지 시절 지었던 화려한 건축물은 모두 무너졌지만 잉카인이 지은 건축물을 수차례의 지진에도 끄떡없었다고 한다. 


12각돌

지진이 나도 잉카인이 세운 흔적은 영원으로 남았다.


당장은 나의 노력이 보잘것없어 보일지라도 진심을 다해 켜켜이 쌓은 부분은 훗날 누군가에겐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


진심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고, 오늘도 나의 소소한 노력의 일상을 이어간다.


이전 08화 오사카에 사는 제2의 엄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