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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펭귀니 May 24. 2024

노산의 경계와 기준, 그 애매모호함에 관하여

여성의 신체는 시대에 따라 변하는가


"요즘 35세가 노산인가? 연예인들 보면 마흔 넘어서도 애 잘만 낳던데?"


임신기간, 출산 이후 유독 힘들어 보이던 내게 종종 비수처럼 꽂혔던 말들이 떠올라 노산을 주제로 글을 쓰게 되었다.


2023년 5월 29일. 출산일 기준으로 35세(만 34세)였기에 집중관찰이 필요한 노산이 확실했음에도 아무 근거 없이 엄살 부리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기분은 느껴본 사람만 안다.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사회진출시기가 늦어지면서 결혼연령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난임의 직접적 원인이 되기에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이다.


우리는 모두 젊어 보이는 것을 좋아한다. '동안'이라는 말은 대부분의 경우 칭찬으로 간주된다.


임신의 경우도 유사하다. 위의 표에서 보듯 산모의 연령이 어릴수록 임신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이른 나이에 결혼과 출산을 하도록 강제할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늦은 나이에라도 임신을 원하는 여성이 임신을 성공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만 35세를 기점으로 다운증후군 발생빈도 및 염색체이상 발생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기에 니프티검사를 필수적으로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는 비급여로 70-90만 원의 검사비용이 발생하여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


기혼 여성들 사이에는 만 35세 이전에 임신을 성공하는 게 좋다는 말이 오가곤 한다. 비급여검사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의 자료는 2020년 기준이긴 하지만 만 31세부터 노산초기로 분류된다. 2020년 기준 여성 초혼연령이 30.8세 임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여성이 노산인 셈이다.


여성의 몸이 시대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추세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노산'사태에 관해 적극적 개입이 필요한 이유다.


위험을 무릅쓰고 노산의 길을 선택하는 이들을 위해 니프티 검사비용을 절감해야 한다. 만 35세가 넘어도 검사비용에 압박을 받지 않고 산모가 편안한 임신기간을 보낼 수 있도록 국가차원에서의 적극적 지지가 필요하다.


또한 임신을 원하는 난임부부들을 위한 지원의 확대 및 청소년 미혼모가 임신을 유지하고 아이를 양육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청소년 임신을 다룬 '고딩엄빠'라는 프로그램이 혼전임신을 미화시키고 조장한다며 비난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는 차원에서 바라본다면 비난보다는 희망을 가지고 아이를 양육할 수 있도록 돕는 편이 보다 인도주의적이며 출산율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요즘 35세가 노산인가? 연예인들 보면 마흔 넘어서도 애 잘만 낳던데?"


라고 말하려거든 통계를 보라. 마흔 넘어서도 아기를 잘 낳는 연예인들의 경제적 수준은 일반인들과는 다르다. 이 말에는 돈 있는 사람들만 임신을 해야 한다는 암묵적 메시지가 담겨있다. 임산부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고 국가적 책임을 회피해도 좋다고 허락하는 것과 같다.


임신은 개인의 선택이다. 그렇기에 기혼여성들이 안심하고 임신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임신 이후에는 임신을 잘 유지하고 순산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의 적극적 개입 및 사회적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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