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병옥 Aug 05. 2022

짜지 않은 김치찌개

식구들이 둘러앉아 먹는 음식

     


아들아~

온가족이 둘러앉은 밥상을 상상할 때 떠오르는 음식 1호는 김치찌개일거야. 또 기름기 많은 음식을 연달아 먹었을 때 당기는 음식 김치찌개일거,

외국에 오래 머물게 되었을 때도 생각이 제일 많이 나는 음식이지.


엄마 어릴 때는 김장을 몇백 포기씩 하는 집이 많았단다.

그러니 매일 김치 요리가 밥상에 올라왔지. 김치찌개, 김치볶음, 김치전, 김치만두, 김치말이 국수 등, 김치를 이용한 음식 천지였었어.

지금은 김치를 사 먹는 집도 많아졌지. 그러다 보니 생각 외로 비싼 김치를 선뜻 볶거나 찌개를 끓이기가 쉽지 않아 졌네.

다음 해 여름까지 먹던 그 많던 김치와 묵은지는 다 어디 갔는지....

그래도 너무 먹고 싶을 땐 만들어 먹어야겠지?

     

솔직히 김치찌개는 기본 김치의 맛을 넘지 못한단다. 그냥 응용요리일 뿐이어서 김치가 맛이 없으면 찌개도 맛이 없기 마련이지. 양념을 아무리 잘해도 고기의 질이 나쁘면 고기 요리도 맛없는 것과 같단다. 맛있는 김치가 맛있는 김치찌개의 전제 조건이니 김치를 잘 담그는 분들은 정말 대단한 요리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찌개만 잘 끓이는 사람은 남이 해놓은 기본 작품에 약간의 변형재료를 더했을 뿐이라고 생각해.

세상일도 마찬가지야. 남이 기본적으로 해놓은 일을 바탕으로 약간의 노력을 더하는 경우가 많지. 심지어는 학문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유명한 과학자들까지도 자신들이 거인의 어깨를 딛고 섰기 때문에 더 멀리 볼 수 있었다고 겸손하게 말하는 거지.

      

그러나 맛있는 김치 담그기는 오랜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니까 너희에게 거기까지 요구할 수는 없고, 맛있는 김치를 잘 고르는 일이 필요할 거다. 여러 브랜드의 김치를 먹어보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김치를 고를 수 있을 거야.

그것을 기본으로 찌개를 한번 끓여보자.

너희는 대부분 일품요리로 먹을 가능성이 크니까 고기가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여기에는 돼지고기가 잘 어울려. 또한 너무 짜면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니까 멸치 다시마 육수를 써서 국물을 심심하면서도 감칠맛 나게 만들면 좋겠다.

거기에 두부까지 넣어주면 다른 반찬 없이 하나만 먹어도 영양 조합이 훌륭해진단다.

     


-멸치 다시마 육수를 만들어라.

-김치 1/4포기를 속을 턴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김치국물도  컵 더해.(김치속까지 넣으면 국물이  더 짜고 지저분해지니  무채와 여분의 양념을 제거하는게 좋단다.)

-기름이 적당히 붙은 부위의 돼지고기 300g 정도를 길쭉하고 도톰하게 썬다.(목살, 앞다리살 등이 적합하고 삼겹살은 기름이 너무 많아서 국물이 좀 느끼해지는 것 같아. )

-냄비에 들기름을 두르고 돼지고기와 참치액 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미림 1큰술을 넣고 겉면이 익을 때까지 볶아.(들기름 없으면 참기름도 괜찮고, 참치액 대신  액젓이나 새우젓을 넣어도 된단다.)

-김치와 김치국물을 넣고 고기가 완전히 익을 때까지 센 불로 함께 볶아라.

(여기까지 하면 돼지고기 김치 두루치기가 된단다. 밥 비벼 먹으면 맛있어.)

-여기에 만들어 놓은 멸치 육수를 넉넉히 붓고 중불로 20분 정도 더 끓여.

-두부를 큼직하게 썰어서 넣고 한소끔 더 끓이면, 완성!.

-밥이랑 맛있게 먹어라.

                


이전 11화 돼지고기 수육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