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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로그림 노운 Dec 12. 2023

일반 매장에는 테니스 용품이 없어요

아니, 테니스 전성시대라며?



이번에는 테니스다. 책으로 운동을 먼저 시작해 본다. 도서관에 갔다. 테니스 검색. 세 권밖에 없다니? 일단 세 권 모두 빌렸다. 테니스의 기원부터 나오니 하품이 절로 난다. 책을 보려는데 집중은 안 되고 갑자기 생각이 튄다. '아, 옷 사야 하는데' 싶어 인터넷으로 '여자 테니스복'을 검색했다. 때는 바야흐로 겨울인데 여름 복장만 잔뜩 나온다. 그리하여 '겨울 테니스 복장'으로 검색했다. 선 쇼핑, 후 운동. 테니스 라켓은 뭐가 예쁠 지도 (기능 무시) 미리 검색해 본다. 암, 운동은 장비발이지. 


멋있는 언니야들. 사진 출처 : 핀터레스트



'테니스 전성시대'란다. 테니스 코트 예약이 웬만한 '피케팅'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다고 신문에서 봤다. MZ세대는 코트에서 테니스복 입고 인증숏 찍는 게 유행이고, 메고 있는 가방 위로 삐죽 튀어나온 라켓 손잡이가 익숙한 풍경이라는데.


왜, 얼마나 인기라는 거지? 도대체 누가, 얼마나 한다는 거야? 관심을 넘어 실제 운동을 즐기는 '테니스 인구'는 어느 정도일까. 찾아보았다. 2021년에 50만 명, 2022년에는 60만 명으로 증가했으며, 코로나 시절 전국 100여 개에 불과했던 테니스 연습장은 2022년 700개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관련하여 무인 테니스장이나 스크린 테니스장도 늘고 있으며, 테니스 용품 관련 시장도 성장 중이다. 21년 2500억 원이던 테니스 시장 규모가 올해 36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는데..




겨울에 옷은 됐고, 그저 테니스화를 사볼까 싶어 집 앞에 있는 나이키 매장에 갔다. "테니스화 사려고요." 들어가자마자 퇴짜 먹었다. "테니스 용품은 일반 매장에 없어요." "아, 그럼 테니스화는 어디서 사요?" "아마 백화점이나 온라인으로 사셔야 할 거예요. 일반 매장은 다른 브랜드도 마찬가지로 테니스화는 없고 러닝화만 있을 거예요." 


그렇구나. 3600억 원까지 성장한다던 테니스 시장규모는 스포츠 일반 매장까지는 진출하지 못했구나. 일반 매장에서 살 수 있는 정도 되는 인기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아주 없던 인기가 소폭 상승한 그런 건가. 골프 매장만 해도 퇴근길 곳곳에 보이던데 골프 인구가 테니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건 뻥이었나. 야침 차게 테니스화를 준비해 보려던 나의 계획은 무너졌다. 


고금리, 고물가 등 경기 불황에 골프보다 테니스를 선택했는데, 그런 사람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니었나 보다. 비용 부담이 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갖춘 귀족 스포츠는, 일반 매장에도 들어오지 못했다. 스포츠 일반 매장에는 테니스 용품을 살 수가 없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구석 코너에도 없다니. 테니스 코트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데, 골프 못지않은 인기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매장에서는 취급도 안 하는 사이드라니. 인기는 어쩌면 거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실망을 금치 못하고 털레털레 집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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