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노동자의 리뷰

2017~2022, 6년간의 노동절을 기록하다

by 뮤즈


중국에는 5월1일 노동절을 기준으로 쉬는 노동절 연휴가 있다. 중국에 와서 처음 맞은 노동절은 2017년이었다.

중국 선생님이 노동절 연휴에는 차를 직접 운전해서 여행 가면 엄청 고생한다며 노동절 연휴에 어디 가는지 수업시간 물어보았다. 남편도 노동절에 여행 가면 대륙의 인파에 떠밀려 다닌다며 우리는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그렇게 연휴가 시작되었는데 화창한 5월 집에만 있는 건 예의가 아닌듯해 열하일기의 열하, 청더(承德, 청더)으로 떠났다. 청더에 들어가 피서산장 앞에서 차가 안 움직여 들어가는데 1시간을 기다렸다. 이래서 차 가지고 움직이지 말라고 했구나. 열하일기 답사를 겨우 다녀오고 다음 해 노동절 연휴에는 절대 차를 몰고 도로로 나가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 다음 해 2018년 노동절, 2017년에 차를 몰고 나갔다 엄청 고생해서 비행기를 타고 하늘길로 계림으로 갔다. 두 번째 맞는 노동절 연휴, 남편도 아이들도 쉬는 공식 연휴니 미리 계획을 세워 최성수기 가격의 계림행 비행기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계림 클럽메드에 예약을 했다. 그리고 북경에서 고향에 가는 하늘길보다 더 날아서 남방의 계림(桂林, 구이린)으로 갔다. 습하긴 했지만 더할 나위 없는 청정 구이린이었다.


2019년 노동절, 한해지나 노동절에 차를 가지고 이동하면 고생하는 걸 잊어버렸다. 새벽 일찍 나가면 괜찮을 거라고 또 차를 가지고 나섰다. 조금만 더 가면 백두산인 고구려 유적이 있는 집안(集安,지안)으로 갔다. 숙소 앞에 있던 압록강을 바라보며, 강 앞에서 압록 강건 너를 바라보며 아빠도 아이들도 나도 상념에 빠졌었다. 이때부터 아이들 학교는 노동절에 온전히 쉬지 않았다. 아빠는 온전히 쉬는 연휴라 우리는 아이들을 결석시키고 광개토대왕릉비와 장수왕릉을 직접 보러 가는 선택을 하였다. 나는 비싼 국제학교를 이틀이나 결석시킨 정신 나간 엄마가 되었지만 우리는 충분히 값진 것을 보고 느꼈다.

그래도 그때는 갈 수 있는 때였으니..


2020년 노동절, 2020년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로 꼼짝할 수 없는 노동절을 보내었다. 그때 북경 밖으로는 못 나갔지만 북경안에는 갈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이었고 나는 다닐 수가 없었다. 그 해 초에 한국으로 피신했다가 북경으로 들어오지 못한 가족들이 많아 주위에 국제적 이산가족들이 많았다. 나의 지인 중에도 북경 집으로 올 수 있는 날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어서 나는 그 해 노동절 연휴에 즐겁게 다니고 외식을 하지 못했다. 그때는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였다. 나만 즐겁지 않기..!!

유난히 SNS에 글을 많이 적었던 때였고, 글 쓰는데 이용하라고 남편에게 탭을 선물 받았다.

그 탭을 아직도 유용이 잘 쓰고 있다.


2021년 노동절, 잠시 상황이 나아져 북경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여행이 가능해진 때라 얼마나 많은 대륙의 인구들이 쏟아져 나올까 무서워 움직이지 않았다. 아이들은 등교를 해서 남편과 수장성에 다녀오고 왕징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영사관 근처의 맛있는 빵도 사 왔던 달달한 연휴였다.

그리고 바로 다음 연휴인 단오절에 바다를 보러 친황다오 산하이관으로 떠났다.


그리고 올해 2022년 노동절, 몸도 마음도 가장 갑갑한 노동절 연휴였다.

상해는 도시 전체가 봉쇄되고, 북경도 부분 봉쇄가 되고 핵산 전수검사는 날마다 계속되었다.

바이두 지도百度地图에 북경 전체적으로 깔린 탄촹(빨간 폭탄)을 피해 단 하루 찾아갔던 온유하공원, 청정지역이었다.

어떤 상황이었든 나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의 노동절 일상을 기록했다.

기록노동자의 리뷰를 돌아보니 계속 여행을 다니지는 못했으나 우리는 매 노동절에 즐겁기 위해 노력했다.




피서산장.jpg 피서산장
계림
장수왕릉
북경 만리장성
북경 온유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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