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오나시
먹줄이란 목수나 전기나 타 공정 작업자들이 공정을 진행하기 전에 시행하는 가장 기초적인 작업 중에 하나이다. 도면에 있는 치수에 맞게 정확하게 먹줄을 쳐야만이 오차 없이 완벽하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기에 먹줄 작업은 정확해야 하고 세심해야 한다.
실제로도 목조주택을 지으러 다닐 때에도 먹줄이 없으면 바닥에 전체적인 틀을 잡는데 어려울 것 같다는 점을 체감했고 OSB합판이나 T&G합판을 재단할 때도 먹줄 하나가 작업을 혼자서도 편하게 할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줬다. 그렇기에 먹줄이란 현 기술자들에겐 필수 장비가 되어가고 있다. 이미 됐을지도 모른다.
‘먹줄’ 작업은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도 중요한 작업이라 생각한다. 10대에서 20대가 될 때까지는 먹줄이라는 개념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알아가느라 시간을 보내는 시점이라면, 20대 초반에 들어서면 어느 기준에 먹을 때릴지 어디에서 어떻게 먹을 때려야 할지 공부하는 시점이라 생각한다.
20대 중반에 들어서면 이제는 자신의 기준에서 먹을 잡고 어디까지 때릴지 가늠해야 하고 30대부터는 자신이 시작한 기준에서 한 자리 한 자리 먹을 때려야 한다. 그렇게 바닥에, 인생에 남겨진 먹줄을 따라 하나하나 맞춰가고 잡아가야 40대가 되어서 50대가 되어서 자신의 기준이 완성이 되어간다.
공정에서도 먹줄에 따라 깔끔한 마감이냐 데오나시냐가 정해지게 된다. 마감이 깔끔하면 좋은 거고 데오나시가 나면 좋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다시 재수정하고 재작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다시 수정하고 작업하면서 배우고 더 나은 결과물이 만들어질 때도 있다.
인생도 항상 재수정과 재작업의 연속이라 생각한다. 글을 쓰든 운동을 하든 공부를 하든 수정을 하고 작업을 하고 더 나은 결과물을 얻고, 그러다 수정이 필요 없을 만큼 한 번에 좋은 마감이 떨어질 때가 있다. 내 인생은 여전히 데오나시의 연속이다.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수정한 만큼 다시 작업하고, 어쩌면 40대가 되어도 50대가 되어도 '기준의 완성'이라 확신할 수 없을 것 같다.
누구에게나 먹을 때리는 기준이 있고 먹을 때리는 시기가 다르기에 감히 내가 '어느 때가 먹의 기준을 잡고 칠 때다!' 라고 함부로 말할 수 없다. 나 역시도 여전히 어렵고 힘들기에 계속해서 먹을 때리고 지우고 때리고 실수하고의 연속이다. 다들 언젠가 자신의 기준에서 완벽한 먹을 때린 채 깔끔한 마감이 떨어졌음 싶은 바람이다.
'노가다 ? !' 북은 앞으로 지속적인 연재가 힘들 것 같습니다! 추후에 떠오르는 글감으로 한 번씩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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