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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호 Feb 11. 2022

잘 재우는 방법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한 책과 유툽의 컨텐츠는 너무나 많다. 넘쳐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모든 아이에게 적용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 늘 고민을 하곤 했다. 아이 키우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학습과 현실의 괴리를 좁히려고 노력하면서 아이를 키웠다. 누군가의 방법이 다 맞는 것도 아니었고, 다 틀린 것도 아니었다. 무수한 방법 중에서 나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육아에서 몇 가지 어려움 중에서 하나가 잠이다. 아이를 잘 재우는 것이 때로는 너무 힘들었던 기억에 있다. 하루의 1/3 이상을 자는 아이의 일상에서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아이를 잘 재우는 방법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없다. 혹자는 낮에 실컷 놀게 하라고 했다. 그 방법이 맞을 확률은 30퍼센트가 안 된다. 내가 해보니까 그랬다. 한번은 낮에 실컷 놀게 했더니 오후 5시에 골아 떨어졌다. 2시간을 자더니 일어나서는 그날 밤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았다. 혹자는 따뜻한 우유를 마시게 하라고 했다. 역사나 성공할 확률은 제로에 가까웠다. 

  

언젠가 아이가 자는 시간을 체크해 본 적이 있다. 정말로 신기하게 아이의 잠에는 일정한 총 시간이란게 있었다. 잠을 자는 시간은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 규칙을 잘 이해하면 어떤 패턴이 보이기 때문에 시간을 관리할 수 있었다. 육아란 늘 아이를 관찰해야 하는 특성상 단 일분도 아빠인 나의 자유는 없었다. 내가 출근하면 아내도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시간을 관리할 수 있다면, 아이가 잠이 든 사이에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할 수 있었다. 청소, 빨래, 음식, 회사에서 처리 못한 일, 그런 것들이었다.

  

그런데 아이의 생활 패턴은 변했다. 그래서 다시금 어떤 패턴이 있는지를 체크하느라 애를 먹었다. 아이와 왜? 변했을까? 그건 아이가 변한게 아니라, 아이가 성장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아이가 자라면서 잠의 총량도 조금씩 줄어들었던 것이다.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공감할 수 있다. 아이의 생활 패턴을 이해할 만하면 아이의 패턴은 변하면서 또다시 변화한 패턴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육아라는 반복에 끌려다니게 된다. 

  

자라고 윽박지를 수도 없고, 잠이 안 오는 아이를 재우느라 스트레스 받을 이유도 없다. 우리 부부 역시 하도 잠을 안 자는 아이를 차에 태우고 잠을 재운 적도 있었다. 컴컴한 밤에 유모차에 아이를 앉히고 아파트 단지를 배회했던 적도 있었다.

  

지나고 보니 추억이었다. 아이를 잘 키우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다 그렇게, 엇비슷하게 키운다. 그러니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할 이유는 없다. 자연스럽게 힘들면 힘든 대로, 육아가 수월하면 수월한대로 하루하루 아이와 함께 하다보면 아이는 자기 스스로 크게 되어 있다. 내 아이를 보니까 그랬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알게 된 것이 있다면 아이들을 스스로 잠이 와야 잠을 잔다는 것이었다. 

  

잠을 재우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나 역시 특별한 노력을 했었다. 누구보다 자신의 아이를 잘 아는 부모는 없다. 그래서 내 아이의 잠자는 패턴을 센스있게 파악한다면 아이도 부모도 행복하다. 잠을 자야 부모도 잠을 자든, 해야 할 일을 하든 할 것이 아니겠는가.

  

잠을 자는 것에 대해서 가장 큰 고민은 아이들이 컸을 때에 벌어졌다. 아이들이 제법 커서 말대꾸도 하고, 자신 나름대로의 고집도 생기기 시작할 때에 그렇다. 정말이지 잠을 잘 생각을 하질 않는다. 

  

자라!! 이제 정말로 자라!! 이런 잔소리가 먹히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아이들이 잠을 자는지 아닌지는 몰랐다. 내가 하도 피곤하니까 눈이 감겼던 것이었다. 그렇게 눈을 떴는데 아이들도 자고 있었다. 놀다가 잤는지 방구석은 난리도 아니었지만 결국에는 자기 자리에서 자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신기했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행동수정이론’에 따르면 어떤 일이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을 ‘강화’라고 하는데, 아이들이 떼를 부리거나, 징징거리거나, 잠투정을 할 때마다 부모가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결국 아이의 행동을 ‘강화’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자라! 자라! 할때마다 아이들은 부모의 생각과 반대로 안 자려는 행동을 강화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배워서 되는 것도, 책을 많이 읽고 공부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었다. 상식적이면서도 자연스럽게 아이를 물들게 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아빠인 나의 일상이 건강하다면, 우리 아이들도 건강한 일상을 보내게 되어 있다고 믿는다. 규칙적이지 못한 부모의 일상 스케줄이 아이에게 전해졌을 뿐, 아이는 잠을 안 자려고 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아이의 스케줄이 부모를 닮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자각은 부모 스스로 해볼 필요가 있다. 아빠가 되면서 나 스스로를 자주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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