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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배운다(2)

난 다른 사람을 기준으로 평가되지 않아, 엄마.

by Dancing Pen Mar 26. 2025


나와 아이는 유치한 말장난을 하면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내가 세상에서 제일 귀엽지롱~"

"아니거든~ 내가 제일 귀엽거든~"

-----

"아빠가 제일 사랑하는 건 나지롱~"

"메롱~ 아빠가 날 제일 사랑한다고 했거든~"

-----

"음하하하~ 내가 우주 최강 천재다!!!"

"무슨 소리! 우주 최강 초초초천재는 바로 나다!"

-----



-와 같은 유치한 말들을 주고받으면서 깔깔 거리는 것이다.


어제도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늘 하던 비슷한 대화를 했다.


"엄마가 일등이야~ 엄마는 다~~~ 일등이야~"


"아니거든~ 내가 일등이야~ 엄마는 꼴등~ 꼴등 엄마지! 크크크크"


"참 나 원. 그래~ 그럼 너는 꼴등 엄마가 있어서 좋겠다~

 그럼 너는 꼴등 엄마 아들이네~ 엄마가 꼴등이니까 좋아? 좋아?"


...

아주 짧은 순간 침묵하던 아들이 말을 이어갔다.


"엄마, 난 다른 사람을 기준으로 평가되지 않아.

 난 나 자신으로써만 평가되는 거야.

 엄마가 꼴등인 것은 엄마의 문제이지

 그렇다고 내가 꼴등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나는 항상 내가 일등이라고 생각해."



이런, 한 대 맞은 기분인데?



아이는 말을 이어나갔다.


"스타워즈에 다스베이더는 나쁜 사람이지만

  아들은 아니잖아?

  아빠가 나쁜 사람이라고 해서  

  아들이 나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라고.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건지는 내가 정하는 거니까.

  그러니까, 다른 사람을 기준으로 날 판단하는 건 의미가 없는 일이야."



흠...



잠시 뒤,


"엄마, 근데 나 말 잘하는 거 같지 않아?

 제2의 오바마가 되려나! 히힛"


으이구.

내가 졌다. 졌어.


오늘도 이렇게 아이에게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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