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증 그리고 직업
안녕하세요! 남들보다 예민한 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쓴 진솔한 이야기입니다. 제 글이 저와 이 병을 앓고 있는 모든 분들께 희망을 심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에 글을 써봅니다.
지난편 인간관계에 이어 오늘은 과대증 환자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직종에 관해 글을 써볼까 합니다.
저는 앞서 말했듯이 5번 직장을 바꾼 이력이 있습니다. 제 나이에 비해서 이직을 많이한 편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이렇게 직장을 여러군데 옮겨다닌 이유의 8할은 과대증 때문입니다. 핑계로 들릴수도 있겠으나 한번 앓게되면 생각이 달라질겁니다. 언제 또 재발될지 모른다는 불안함과 건강에 대한 염려가 항상 제 어깨를 짓눌러, 업무 스트레스,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 거기에 건강에 대한 스트레스까지 덤으로 받기 때문에 일반인들보다 직장생활이 두배 더 힘들어집니다.
이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가 생각한 방법 중에 하나가, 나의 몸상태에 걸맞는 직종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좁고 밀폐된 공간은 피하자!
대부분의 직장인은 밀폐된 공간인 사무실에서 일을 하게 되는데, 과대증이 심한 분들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환경이라 할 수 있다. 공간의 특성상 환기가 힘들고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화장실을 자주 들락날락 거릴 수 없기 때문이다.
앉아서 하는 업무보다는 활동적인 업무를 하자!
가만히 앉아서 업무를 보게 되면 활동량이 적어지게 되면서 소화능력도 점점 떨어지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앉아서 업무를 보게 되더라도 자주 스트레칭을 해서 몸을 움직이는 시간을 늘리도록 하자. 또 점심시간을 이용해 옥상이나 주변을 산책하는 시간을 갖는 것 또한 중요하다.
주로 혼자서 하는 업무를 노리자!
과대증은 대인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게끔 만든다. 사람에게서 오는 스트레스는 본인의 생각을 바꾸거나 스트레스가 생기는 상황 자체를 피함으로써 말끔하게 해소할 수 있다. 즉, 외롭고 쓸쓸하더라도 편안히 혼자서 업무를 하는게 더 좋다는 것이다.
저의 경험을 비추어 봤을때, 가장 편안하게 오래 할수있는 직종은 캐셔 업무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한 때 제과제빵점에서 1년 이상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대형 베이커리여서 그런지 빵의 종류가 다양해서 진열하기가 힘들고 또 매장 청소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마감 후 원없이 빵을 먹을 수 있어서 좋기도 했습니다. 사람에게서 오는 스트레스는,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아닌 몇몇 손님에게서 받는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괜찮았습니다. 직원끼리는 오히려 사이가 돈독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베이커리에서 근무했던 1년동안 과대증 증상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앉아있기 보다는 항상 서서 뭔가를 했기 때문에 운동 그 이상의 효과를 보았고, 매장 자체가 상당히 넓었기 때문에 환기도 잘 되었으며, 직원이 많아서 화장실도 교대로 자주 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업무가 좋다는 것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운동을 하는게 저희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프리랜서로 혼자 근무하는 것도 좋지만 경제적인 격차가 심하기 때문에 그다지 추천해드리고 싶진 않습니다. 수입에 대해 신경 안쓰신다면 프리랜서 웹디자이너 또는 편집자를 추천드립니다. 안정적인 수입을 얻으면서 근무를 하고 싶으시다면 되도록 탁 트인 곳에서 활동적으로 업무할 수 있는 직업을 추천드립니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것같다 싶으시면 자신만의 개인적인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전문직을 추천드립니다.
모두들 하고싶은 일하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과대증이라는 벽 앞에서 좌절하지 말고 당당히 뛰어넘읍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