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적당한 거리 2
민재미첼 MJ Mitchell
적당한 거리 2
민재미첼
눈으로는 거리를 가늠할 수 없다 길을 따라 강처럼 안개가 흐르는 우리 동네는 바람대신 안개가 분다 이제 안개는 일상이 되었다 이런 날이면 모든 공간이 흐릿해진다 앞으로 뻗은 내 손을 보기 위해 안갯속으로 한 발짝 걸어 들어간다 집과 집 사이, 나무와 나무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아득해서 보고 싶은 것들이 어딘가에 있다고 믿어야 한다 안갯속에서는 마음으로 거리를 잰다 멀어도 마음이 가면 가까워진다
마음이 가닿을 수 있는 거리라면 어디라도 적당한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