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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재 미첼 MJ Mitchell Apr 20. 2023

시詩-그런 날, 이유 없이 슬픈 날

민재 미첼 MJ Mitchell

그런 날, 이유 없이 슬픈 날 


민재 미첼


아주 먼 옛날 작은 생명의 씨앗 하나가 우연히 만들어졌다 거창하지도 완벽하지도 않았던 우연은 수없이 반복되었고 씨앗은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며 성장하고 진화해서 인간이 되었다 불완전을 벗어나려는 진화는 번번이 실패했다.


상처였다 그것은 영혼에 새겨진 상처였다 길고 긴 진화 과정 동안 긁히고 베인 상처였다 상처를 입고 삶에 던져진 인간은 불완전했고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다.


상처는 슬픔이 되었다 영혼에 새겨진 상처 때문에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슬피 울었다 거창하지도 완벽하지도 않은 우연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불완전한 진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상처가 쌓이는 만큼 슬픔도 커졌다 이것이 공연히 슬퍼지는 이유였다.


마음껏 울어도 될 슬픔에 대한 면죄부는 이미 충분했다

그런 날, 이유 없이 슬픈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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