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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론을 맹신하며 행복하게 살고있어요

계산해보면 올해가 전성기입니다만

성수기론을 맹신하며 행복하게 살고있어요

지난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 때, 청문회에 출연하여 일약 스타덤에 오른 주진형 씨가 최근에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쓴 글을 보았습니다. 선거가 찾아오는 5년에 한 번씩 불안감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왜 매번 대통령 선거를 치를 때마다 선을 넘는 후보가 끊임없이 나타나는 것인지 다루고 있었는데요. 결국 대의민주주의가 갖고 있는 한계를 다루고 있는 셈인데, 저는 이 글을 보면서 이 글이 말하고자 하는 전반적인 흐름과 조금 다른 이야기가 생각나서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일종의 미신같이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제 스스로 명명한 [성수기론]을 맹신하는 편입니다. 성수기론이란 각자의 삶에 성수기와 비수기가 반복된다는 말인데요. 몇 년 단위로 벌어지는 바이오리듬 같은 느낌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성수기란 내가 무엇을 하더라도, 심지어 아무것도 안 해도 다 잘 되는 시기이고, 비수기는 내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되는 게 하나도 없는 때를 의미합니다. 다들 그런 경험 한 번씩 있지 않으세요? 대충 해도 다 될 때가 있고, 열심히 해도 하나도 안 될 때가 있는 경험 말입니다. 저도 신이 아닌 사람인지라 늘 성수기일 수 없고, 늘 비수기일 수 없는 법인데요. 저는 5년을 주기로 성수기와 비수기가 번갈아가며 오곤 합니다.



물론 시기가 정확히 5년 주기로 100% 일치하여 찾아오는 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5년을 주기로 성수기와 비수기가 반복해서 찾아옴을 느끼는데요.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의 입장에서 스스로 운이 가장 좋았던 때는 언제인지, 운이 언제 가장 나빴는지를 한번 돌이켜 보시면서 대략적으로 주기를 계산해 보면 어떨까요? 주기가 있는 분도 계시고 없는 분도 계시겠지만, 주기를 얼추 찾아낼 수 있다면, 다음번 성수기가 찾아올 때 나름 성수기의 운을 즐겨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시나요? 반대로 현재 뭘 해도 안 되는 비수기에 놓여있는 분이 계시다면, 이 비수기를 잘 버텨내면 반드시 성수기가 돌아올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생길 수도 있겠죠. 저는 이런 근거 없는 믿음이 저 스스로를 살렸다고 믿는 편인데요. 이 비수기가 끝나면 반드시 성수기가 돌아올 거라는 믿음 때문에 삶을 하루라도 더 연장하면서 꾸역꾸역 버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언급하고 있는 [성수기론]이 대충 어떤 느낌인지 설명하기 위해 각 시기별로 하나씩만 짚어보려고 합니다. 어디까지나 글은 제 부캐인 셈인데, 글을 통해 제 본캐의 삶이 드러나게 되는 게 좀 두렵네요. 그래서 개인적인 이야기이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다 제외하고, 누가 봐도 지극히 당연해 보이는 것만 적었습니다. 이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뭘 저런 걸 성수기라고 하는지 생각할 수 있겠지만, 대략 느낌만 잡는다는 생각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1997~98년,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을 잘 만난 것.
2002~03년, 대학 진학에 엄청난 운이 작용한 것.
2007~08년, 노력 대비 영어점수를 쉽게 갖춘 것.
2012~13년, 회사에서 헤매다가 자리 잡게 된 것.
2017~18년, 행복을 깨닫고 삶의 방향을 바꾼 것.


저는 참 희한하게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 유독 운이 좋았던 편인데요. 그래서 매번 대통령 선거가 돌아오면 과연 내 삶에는 어떤 행운이 찾아올까 하는 마음에 내심 기뻐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운과 요행을 바라기보다는 제 상황에 상관없이 꾸준히 늘 행복하길 바라고 있죠. 어쨌든 지금은 5년 만에 다시 찾아온 성수기인 2022년입니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그동안 제가 뭘 해도 잘 안 되었는데, 2022년 만을 기다리면서 어떻게든 꾸역꾸역 잘 참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말하고 있는 [성수기론]은 편향된 기억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좋은 일만 기억하는 사람은 뭘 봐도 좋게 생각할 것이고, 안 좋은 일만 기억하는 사람은 뭘 봐도 안 좋게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꼭 매사에 이성적이고 논리적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상대적으로 좀 무모해 보이고, 비논리적으로 보인다고 해도 스스로 행복하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올해가 2022년이라는 것은 제 입장에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인데요. 저는 그냥 올해가 제 인생에 찾아온 성수기라고 생각하고, 뭘 해도 다 잘 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즐겨보려고 합니다. 사실 2017년까지는 제 본캐와 부캐가 잘 분리되지 않았던 터라, 늘 삶 속에 근심 걱정이 많았어서 뭘 해도 잘 된다는 느낌을 잘 즐기지 못했는데요. 올해는 근심 걱정도 별로 없는 데다, 그냥 뭘 해도 잘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걸 보고,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하던가요? 아무튼 스스로 성수기라고 생각하든, 비수기라고 생각하든 상관없이, 저는 제게 주어진 상황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게 주어진 상황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생각하는 순간, 제가 불행해지리라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예전에 당연하게 생각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깨달았던 이야기 시로 지어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멋준오빠, 이세상에 당연한 건 없습니다

성공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고

실패를 당연하게 생각하면
무력감을 학습하게 됩니다

성공해서 잘 된다고 하더라도
운으로 생각해서 늘 겸손하고

실패해서 안 된다고 하더라도
세상은 내 마음대로 되지않고

인생은 내게 포기를 가르치니
내려놓음의 지혜를 배웁니다

이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고
이세상에 당연한 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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