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하다 보면 질문이 단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완전 초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이거 어떻게 하죠?" 등으로 두루뭉술하게 다 모르는 느낌.
그다음 단계
"이런 느낌이 되려면 여기가 더 진해야 되나요?", "이 부분은 이 색을 써야 될까요?" 등으로 질문이 좀 더 구체적으로 바뀐다.
그다음 단계
"한 톤 올릴까요?", "이거 채도 더 낮게 뺄까요?" 등으로 용어가 추가된 구체적인 질문으로 바뀐다.
그다음단계는 궁금한 게 별로 없어서 질문이 거의 사라지며 선생을 잘 안 찾는다. 어쩌다 한 번씩 "끝낼까요?", "좀 더 올릴까요?"등의 질문만 한다. 나도 이전에는 대답을 "그쪽에 발색 더 올려야 돼요."등으로 할 말이 있었지만 이쯤 되면 수강생분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자신의 눈과 손을 믿으세요.",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를 말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그 상태에서 더 지나면 선생에게 질문할 게 없어져서 혼자 그린다. 그럼 이제 나 없이도 혼자서 잘하실 테니까 졸업시킨다. 뿌듯하다.
질문을 들으면 어디쯤 와있는지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