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쓰레기는 거절합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사람들이 나에게 쓰레기 봉지를
던져줄 때도 있어요.
받자마자 그냥 버리면 될 텐데
그걸 다 끌어안고 다니면서
‘아빠는 이런 쓰레기를 주었고,
엄마는 이런 쓰레기를 주었고,
선생님은 이걸 주었잖아.‘라며
남 탓하는 게 우리 인생이에요.
남이 나에게 준 쓰레기 봉지를
안고 다니지 마세요.
남이 준 걸 받아 지니고 괴로워하면
내 인생이 그 사람의 쓰레기통밖에
되지 않아요.‘
<지금 이대로 좋다>, 법륜
이 글을 읽고, 머리가 띵-해졌다. 왜 이걸 이제야 알았을까?
남의 말에 많이 휘둘리는 성격인 나는 쓰레기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속 유리함에 하나씩 차곡차곡 모아 왔다. 모인 쓰레기들은 바람에 날아가지도 않고 지독하게 썩어갔고 나는 악취에 괴로워하면서도 쓰레기를 버릴 생각을 못했다. 쌓여만 가는 쓰레기에 이롭고 좋은 것들은 제자리를 찾지도 못한 채 밖으로 튕겨져 나갔고 결국 더럽고 흉악한 쓰레기만 남게 되었다.
본래의 깨끗하고 투명한 유리함이 쓰레기 범벅이 되어 이제 더 이상 원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쓰레기통이 되어 버렸다.
악취의 원인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나는 그저 괴롭기만 했다. 하지만 이제야 알게 됐다. 내 마음속 악취를 풍기고 있었던 이유는 바로 나 자신이었음을.
유리함을 무엇으로 채울지는 오로지 내 선택이었는데 지금까지 쓰레기만 차곡차곡 모았던 것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쓰레기를 던져 주더라도 내가 그걸 받지 않고 무시했더라면 이렇게 악취 나는 쓰레기통이 되지 않았을 텐데.
이 간단한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아버려서 유리함은 이미 오랫동안 쓰레기통으로 자리 잡혀 있었지만, 이제라도 쓰레기를 비워내려 한다. 남이 주는 쓰레기를 더 이상 모으지 않고, 쓰레기통이었던 내 마음을 본래의 맑고 투명한 유리함으로 다시 되찾으려 한다.
*주의
쓰레기를 아무 데나 던지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