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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면 죽는 병

한국인의 큰 문제점

by 사적인 유디 Dec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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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


내 발을 밟은 행인이 사과 한마디도 없이 그냥 지나간다. 내 어깨를 치고 지나간 행인도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지나간다. 카페 안에서 시끄럽게 뛰고 떠드는 아이에게 한 어르신이 카페에서 조용히 있어야 된다고 하자 그 아이의 부모는 아이보고 가만히 있으라고만 할 뿐 사과 한 마디 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는 여전히 가만 있지 않고 카페 안을 뛰어다닌다.)


이뿐만이 아니다. 내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 것도 아닌데 엄마는 내가 한 줄 알고 나한테 화를 냈다. 나는 억울했고, 엄마한테 내가 한 게 아니라고 말을 했다. 나를 오해한 엄마는 머쓱해하면서 그래?라고 말을 돌렸다.


많이 싸우는 연인들을 보면 그들도 사과를 주고받지 않는다. 환승연애라는 연애 프로그램에서는 명대사(?)가 하나 나왔다.


“너가 ’자기야 미안해’ 했잖아? 그러면 환승연애 이딴 거 안 나왔어.“


가족, 연인, 친구, 심지어 모르는 사람까지 잘못을 해놓고 사과를 제대로 하지 않아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그냥 넘어가도 되겠지’, ‘굳이 미안하다는 걸 말로 해야 아나?’, ’미안하다 사과까지 해야 돼?‘라는 생각으로 잘못을 했음에도 애써 모른 척 무시를 한다.


한 날은 생각을 했다. 한국 사람들은 특히 자기 잘못을 인정할 줄을 모르고, 사과할 줄을 모른다. 왜 그럴까? 자존심이 상해서? 내가 잘못 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


이 문제는 어른부터 어린아이까지 대물림 되어 발생한다. 어른들도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모르기 때문에 아이들도 자기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되레 더 화를 낸다. “난 잘못 없어! 너 때문이야!”, “너는 왜 이렇게 예민해?”라며 남 탓을 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잘못을 인정하는 게 자존심 상하고 창피한 일이 아니라, 잘못을 했음에도 뻔뻔하게 모른 척 넘어가려고 하는 심보가 잘못되었고 부끄러운 모습이라는 것을.


1. 잘못을 인정하고

2.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이 두 가지만 지켜져도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사실 나도 내 잘못을 알아도 사과가 입 밖으로 잘 안 나올 때가 있다. 그거는 우리가 사과하는 법을 잘 못 배웠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정하고, 사과하는 방법을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아이들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사과하는 것이 진정으로 멋있는 사람’이라고 알려야 한다.


요즘 부모님은 우리 아이가 잘못을 했더라도 되레 “아이가 그럴 수도 있지!”라며 화를 내기도 한다고 한다.

백번 양보해서 아이가 실수를 할 수도 있다 치자, 그런데 아이의 보호자인 부모는 저런 뻔뻔한 자세를 보이면 안 된다.


아이의 부모부터가 아이 앞에서 진정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아이들도 그 모습을 보고 배운다. (요즘은 아이 싸움이 부모 싸움이 된다고 한다. 일부 부모는 우리 아이 앞에서 부모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생각하고, 잘못했다며 사과하는 모습이 싸움에서 졌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있는 집이든, 없는 집이든

진정한 어른이라면 정중하게 사과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나 역시도 사과를 잘 못하는 사람이었지만, 최근 들어 이 모습이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나는 내가 잘못 했다는 것에 창피해 하고 사과한다는 것에 자존심 상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내 잘못을 제대로 못 받아들인 모습이 오히려 더 못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내 잘못을 바로 인정하며 진심으로 정중하게 사과한다. 상대방도 진심으로 사과하는 내 모습에 더 이상 기분 나빠하지 않고, 오히려 ‘괜찮습니다’라는 말을 해준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내가 잘못을 했을 때는 핑계보다 빠른 인정과 진심이 담긴 사죄가 악상황을 막아준다.


“한국 사람은 길 가다가 어깨를 부딪혀도 사과 한마디 없이 각자 갈길을 가더라“가 아닌, “한국 사람은 길 가다가 어깨를 부딪히면 정중하게 사과를 하더라”라는 모습이 더 많이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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