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의 존재에 대해 말하고 싶어. 군대는 전쟁을 예방하고, 강한 군대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어. 국방력이 강해야 다른 국가들이 건들지 못해. 그 주축엔 너희가 있고 우리가 있어. 그래서 전쟁이 나면 내 몸을 불사르며 싸울 거야. 그럼 누군가 묻겠지.”
'무엇을 위해 그리 싸우냐고…'
“크게는 나라를 지키고, 작게는 소중한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지금 사회에 있는 이들은 평화롭고 낙천적인 하루들을 보내겠지만, 그들이 살아 숨 쉬며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우리 덕분이야. 시간이 지나 그들도 알게 되겠지. 우리는 정의와 자유를 위해 싸운다. 그 대가가 우리의 목숨이 될지라도.”
평소에도 애국심이 넘쳤지만, 실제 상황이 되니 더욱 몰입됐다.
“전영화 반장님… 혹시 휴가 잘리셨습니까?” 지호가 농담을 했다.
“박지호 해병님, 지금 농담할 때입니까? 다들 들었지? 내 밑으로 전영화 반장님 지시 잘 따라라.” 지호의 맞후임 재현이가 말했다.
회담은 3일 차까지 이어졌고, 긴장감이 감돌며 무료해지기 시작했다.
“막내야, 노래 하나 불러봐.” 박지호 병장이 말했다.
“이병! 조경엽!”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가에 팔 베고 스르르 잠이 듭니다.
그때, 통신병이 다급히 외쳤다.
“1 소대장님, 전영화 반장님 회담이 끝났답니다. 상황은 종료됐지만,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도발처럼 기습할 수 있으니 1주일 동안 생존성 보장 진지에서 숙영 하랍니다.”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였고, 북측과 1주일 뒤 00시를 기점으로 준전시 상태를 해제했다.
그러나, 또 다른 상황이 발생했다.
“각 소대 간부님들 잘 들으세요. 대대장님 전파사항입니다. 인접부대에서 목함지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남북공동보도문이 발표된 지 1 주일바께 되지 않았고, 북한에서도 유감을 표명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도록 대응은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
“중대장님 이거 명백한 도발 아닙니까? 왜 당하고만 있어야 합니까? 중대장님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야 이 개XX야. 여기 선배들도 계신데 안 닥쳐?” 박일호 하사가 나직하게 말했다.
“이 결정이 상급부대가 아닌 정부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 우리 군도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목함지뢰 피해자는 정부차원에서 지원을 해준다고 하는데.... 저도 정말 화가 납니다.” 중대장의 얼굴이 붉어졌다.
정치인들은 이 사건의 피해자를 수십 명의 기자들과 함께 병문안을 했고, 피해자의 고향에 기괴한 발목동상을 세웠다.
다리가 잘린 군인은 힘든 상황에서도 웃으며 정치인들과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였고, '군인으로서 사명을 다했을 뿐'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리고 여론이 잠잠해지자 아무도 그 군인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시x....잘하면 우리 아들이고 잘못되면 남의 아들이야. x같은 군대...'
“영화야, 우리가 잊지 않으면 그들의 희생이 사라지는 게 아니야. 우리가 기억하자. 연평도 포격도발과 천안한 폭침, 그리고 목함지뢰....” 2 소대장이 내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