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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고전ING 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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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래냉이씀바귀 Mar 24. 2022

천천히, 느리게

목공을    년이 지나고 있다. 사람들은 내가 미리 오래   작정하고 배우는  알더라만,  날마다 이걸 계속할 건지  건지 생각했다.    앞도 모르는 사람이 미래의 일을 어떻게 짐작할  있을까? 사실 그렇게  만들고 싶은 물건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뭐가 되려는 것도 아니었다. 죽을  후회할 일이나 만들지 말자라는 생각뿐이었다. 죽음을 빙자한 취미생활? 목공에 지불하는 값은 그동안 내가   취미생활과 많이 다르다. 넓은 공간에 많은 기계들과 비싼 나무 그리고 교습비.  입장에서는 꽤나 부담이 되었다. 그러나 내일 죽는다 해도 억울하지 않은 나이가 됐고  때문에 하고 싶은걸 못한다면 정말 억울할  같았다. 그냥   맛이라도 보자는 기분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이것저것 만들다 보니 어느덧  년이 지나고 있다.

도자기를 만들거나 목공으로  만들어 보면  주고 사는  오히려 참 싸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사람은  먹고  가지만 만들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들만큼 시간을 쏟는 것도 아니니까 결과물이 상품성이 좋지는 않다. 그러나 돈으로 무언가를  해결한다면 너무 빨라서 다음 것을  돈으로 해결해야 하고 만드는 재미는 꿈도  . 만드는 과정은 힘이 들기도 하지만 힘이 드는 만큼 아주 재미가 있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거기서 느끼는 생각들, 비록 실패일지라도 그것에서 엄청 묵직한 것을 건지게 되는 것이다.

목공을 배워 뭘 만들어 갖고 싶다기보다는 뭘 만들 줄 알고 싶었다. 그리고 아주 조금 뭘 만들고 나니 친구들과 그걸 나누고 싶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약간의 돈을 받고 만들지만, 혼자 갖는 것보다 같이 나누니 더 재미가 있다. 친구들에게도 나무로 만든 뭔가를 갖는다는 것은, 내가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면 좀 부담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 난 목공을 시작하고 4개월 가까이 테이블쏘 근처도 못 갔다. 기계의 굉음이 너무 힘들었다. 나무의 향은 좋지만 쇠에서 나는 소리가 너무 힘들어 그만둬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걸 극복하지 못하면 목공은 혼자서 할 수가 없었다. 용기를 내고 익혀서 그 기계를 혼자 쓸 수 있게 되자, 이제는 나무의 결을 무시하고 연결하거나 톱날에 갖다 대기도 한다. 무식한... 결을 무시한 무지막지한 짓들.

목공에서는 아주 작은 물건을 만들 때나 각도를 넣어 나무를 자를 때는 주의해야 한다. 톱날은 큰데 나무가 작으면 위험하기 때문에, 그런  자를 때는 나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러나  년이 지나니 작은 것을 자르거나 각도를 넣어 자르는 것도 혼자서도 웬만큼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디테일한 것들  아니라 모르는 것이 천지에 널려 있다. 세상을 사는 일도 이것과 다르지 않을 듯. 그래도 해낼  있는 것들이 아주 조금은 생겼다는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든 것이 가장 미묘한 단계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아무도 이해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 충분히 기다리지 못하게 된다. 빨리 가고 싶어 하지만, 상황은 느리게 전개된다.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기대하지만, 그 보답은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야 온다. 따라서 실패는 피할 수 없는 것이 된다. <장자, 삶의 도를 묻다.> 프랑수아 줄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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