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받는 게 무조건 좋은 일일까?
사소한 선물을 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한 선물을 받으면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진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이 물건은 나에게 필요가 있는 것일까?
가끔은 필요 있는 물건을 받지만, 가끔은 필요 없는 물건을 받는다.
필요 없는 물건의 맹점은 받는 순간이 그 물건이 나에게 줄 수 있는 최대치의 긍정적 감정이라는 것이다.
받고 난 이후부터 물건이 있을 장소를 정하고, 그 쓸모를 찾아야 하기에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쓸모를 찾아도 쓸 일이 없는 물건은 어딘가 있을 곳을 찾는다 해도 금세 기억 속에서 잊히기 쉽다.
그러면 이사 등의 연유로 몇 년 뒤에야 버리게 된다.
단지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선물을 준 사람의 따뜻한 마음에 보답했다는 위안을 하며.
솔직히 말하면 나는 실용성 없는 선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에게 너무 아까운 물건이기 때문이다.
이 선물이 나에게는 실용성이 없어도 누군가에게는 몹시 필요한 물건이었을 것이라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얘는 어쩌다 나 같이 쓸 줄 모르는 사람한테 오게 된 거람.' 이런 감상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무언가를 준다고 한다면 세 가지 자세를 취한다.
1) (처음부터) 되도록 받지 않는다.
웬만해서 받기를 피하려고 한다. 받은 물건은 웬만해선 잘 안 쓰게 된다.
그리고 나는 물건을 주게 되면 나도 모르게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의 감각이 생기고, 거기서 큰 서운함을 느낄 수 있음을 생각한다.
그래서 잘 쓰지도 않을 물건을 안 받는 것이 그 사람을 서운하게 만들지 않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가장 안 받는 물건 중 하나는 사은품이다.
사은품의 경우 에코백, 큐브, 키링, 핸드크림 등의 작고 간편한 물건부터 전자기기까지 다양하다.
이중 전자의 경우는 주는 사람이 어리둥절한 얼굴을 지으며 공짜라 어필한다고 해도 받지 않는다.
수량은 한정되어 있을 테니 나보다는 더 잘 써줄 사람한테 가는 게 맞다.
전자기기는 물론 잘 받아서 당근 하면 된다. 당근 해서 안 팔릴 것 같은 물건은 값어치가 높다고 해도 전자와 동일한 취급이다.
2) 차라리 다른 것을 달라고 한다.
아무리 거절해도 계속 필요 없는 물건을 사서 준다고 하면, 차라리 비슷한 값어치의 필요한 것을 달라고 하는 편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에 갖고 싶은 물건을 미리 고민하여 담아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면 주는 이도, 받는 이도 서로 만족할 수 있다.
3) 당근 하거나 버린다.
도저히 쓰지 않을 것 같은 물건을 선물 받았다면, 유예기간을 1~3개월 정도 두고 물건을 지켜본다.
그 이후에도 쓰지 않으면 당근(판매 또는 나눔)하거나 버린다.
당근을 하는 이유는 돈 벌기 위함은 아니고, 이 물건을 써줄 더 적합한 사람을 찾기 위함이다.
꽤 큰 금액이 감가되기에 제일 좋은 방법은 그냥 쓰는 것이다. 하지만 쓸 줄 모르는 걸 어떡하겠는가.
나눔조차 하기 애매한 제품은 미안한 마음을 무릅쓰고 버린다.
이 선물을 한 이는 나의 행복을 바랐을 것이다 -> 나는 이 물건을 쓰지 않고 몇 년째 방치할 가능성이 높다 -> 팔기에도 적절하지 않은 물건이다 -> (집에 안 쓰는 물건을 방치하는 행위보다는) 지금 버리는 것이 나의 행복을 위한 길이다. 마음만 받자 와 같은 사고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선물한 그 물건을 그 이가 오롯이 사용하기만을 바라지는 않는다.
나는 그 사람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한 것이고,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과 그 사람의 생각은 별개의 것이다.
상대방이 그것을 처분해서 더 필요한 것을 샀다고 하면 잘한 선물이라고 기억될 것이다.
애초에 그래서 선물을 하더라도 음식 기프티콘이나 상품권과 같이 범용성이 높아 리셀가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는 제품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 (단, 괜히 몇몇 친구들에게는 특이한 선물을 해보기도 한다. 내가 그들을 어느 정도 잘 안다는 근자감의 전제 하에다.)
누군가 당신이 선의로 준 선물을 거절하거나, 처분했다고 하더라도,
너무 속상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 사람은 당신과 당신의 선물을 더 존중해서 그런 결정을 내렸던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