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 준비부터 임신 후 산전초음파까지
인공수정, 시험관 아기 시술 때 쓰는 약제는 난임병원마다, 의사마다 처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인공수정 정자 이식 전, 또는 시험관 아기(체외수정) 난자채취 전 과정에서 쓰이는 약제를
크게 과배란 유도제, 난포주사, 기타(항생제, 조기배란 방지제)로 분류한 바 있고,
착상시키는 과정에서 쓰는 보조제 일부에 대해서도 인공수정, 시험관 신선배아로 나누어 작성한 바 있다.
이번에는 동결배아 때 본인이 사용한 주사, 질정, 먹는 약을 중심으로 기술하였다.
신선배아의 경우에도, 채취 후 바로 이식을 진행하는 경우 겹치는 약제가 있을 수 있다.
아래에 나열된 것 외에도 멍주사로 유명한 크녹산 주사가 있으나 본인은 안 맞았으므로 논외로 하겠다.
이해가 쉽도록 이식 전/후 착상보조제, 이식 후 황체호르몬제로 분류하였다.
이식 전/후 착상보조제
임신은 다량의 혈류를 비롯, 안정적 착상과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누구에게나 필수라고 할 수는 없지만, 배아 이식 전부터 이후로도 일정기간 복용할 수 있다.
본인의 경우엔 배아 이식 D-5일 정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나,
사람에 따라 생리 시작 후 2~3일차 첫 내원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이 중 페마라 정의 경우에는 인공수정에서도 사용한 바 있으므로 간단히 짚고 넘어가려 한다.
(주)보령바이오파마 / 아스트릭스 캡슐 100mg, 일명 베이비 아스피린
아스트릭스는 항혈전제 일종이며, 일반의약품이다.
원래 심근경색, 뇌경색, 협심증에 사용되는 약제로
혈전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전문의 처방 없이 고용량 복용을 금지하고 있다.
혈류 촉진 역할을 하므로 치과 치료를 비롯한, 외과수술을 진행하는 경우 지혈이 안될 수 있다.
인공수정과는 다르게, 시험관을 진행하면 피검사를 여러 번 하는데 한 번은 주사실에서 제대로 지혈이 되지 않아 피의 파티를 벌인 적이 있다.
그 사건 이후 피를 뽑거나 주사를 맞아야 할 때 평소보다 긴 시간을 지혈하는 데 힘쓰고 있다.
따라서, 본 약을 복용하는 중에 외과 시술을 별도로 하는 경우 의사에게 복용 사실을 알려야 한다.
임신을 위한 자궁 내막은 적절한 두께로 두꺼워져야 한다. 충분한 영양분을 머금은 채로.
어쩌면 아스트릭스의 영향이었을까.
평소 생리량이 많지 않은데 지난 동결 1차 비임신 종결 후, 유독 많은 양의 피를 배출하고 스스로도 놀랐다.
배아 이식 이후 임신을 하더라도 안정기 전까지는 의사 처방에 따라 이 약을 복용할 수 있다.
실제 임신 8주차인 지금도 주치의 처방에 따라 아침마다 복용하고 있는 중이다.
식약처에 보고된 이상반응으로는 쇼크, 과민증, 피부염, 출혈 등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빈 속에 먹으면 굉장히 쓰릴 수 있다고 안내를 받은 바 있다.
아침 식사하기 귀찮다고 방심하고 한 번 그냥 먹어봤다가 곤혹스러울 정도로 위가 쓰려서 고생한 바 있다.
그러니, 필히 식후 30분 이후에 먹길 권한다.
(주)유한양행 / 소론도정(프레드니솔론)
소론도정은 1996년에 허가받은 전문의약품으로, 부신피질호르몬제 중 하나다.
원래는 알레르기성 질환, 위장관계 질환 등에 쓰며 자가면역 반응에 대응하는 약제라고 할 수 있다.
이 약은 본디, 장기 복용해선 안된다.
식약처에도 임부 금기의 약제로 검색될 정도다.
허나, 과도한 면역반응은 착상을 방해할 수 있다.
수정란이 어찌 본인 세포로만 이뤄졌겠는가.
임신은 혼자가 아닌 둘이 하는 것을.
동결 1차를 시작할 때, 처음에는 소론도정을 먹다가 중단한 이후, 다량의 여성 호르몬을 투약했는데,
특정 약에서 두드러기 반응이 나타났다.
첫 시도가 비임신으로 끝난 이후, 항히스타민제와 함께 이 약을 3일간 다시 복용할 수밖에 없었다.
동결 2차 때도 면역반응 방지용으로 먹다가 임신 피검사 수치 안정화 된 것을 확인하고 종료하였다.
주된 부작용으로는 가슴쓰림, 복부팽만감, 부종 등이 있다고 하며, 본인의 경우 다행히 겪진 않았다.
바이엘코리아(주) / 프로기노바(에스트라디올발레레이트)
동결 1차 때 아스트릭스, 소론도정과 함께 시작한 프로기노바는 착상이 잘 된 이후에도 일정 주수 이상까지 복용할 수 있는 약이다.
2008년 1월에 식약처 허가를 받은 전문의약품인데,경구피임약과 비슷한 느낌의 28정이 들어있다.
주로 갱년기 증상 경감을 위한 호르몬 대체요법 차원에서 쓰이는데, 난임치료 측면에서는 난포호르몬 생성 등에 관여할 수 있다고 한다.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이상 반응으로는 체중 증가 또는 감소, 발진 또는 가려움, 점상 출혈을 포함한 자궁, 질 출혈이 있을 수 있다.
프로기노바, 타이유 프로게스테론의 영향인지 동결배아 1차 때는 몸에 두드러기가 나서 고생했다.
그래서 동결 2차 때는 이를 포함, 타이유 프로게스테론을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
한국노바티스 / 페마라정
페마라정은 배란유도제 일종으로 인공수정 때도 썼던 약이다.
자궁경 후 동결 2차 때는 처음부터 아스트릭스, 소론도, 프로기노바를 쓰지 않고 본 약제만 사용했다.
주치의 말로는 자궁 내막을 착상에 유리하도록 만들어주는 부수 효과도 있다고 한다.
본래, 배란 이후에 이식이 진행되어야 하나, 앞선 두 차례의 경과관찰 당시, 난포가 계속 커져있어서
결국 IVF-C 10,000 IU 주사제로 난포를 터뜨려 배란시키는 바람에 극심한 배란통을 느껴야만 했다.
프레지니우스카비코리아(주) / 인트라리피드(혈관주사)
동결 2차 이식하는 날 맞았던 수액으로 난임자들 사이에서 일명 '콩주사' 라고 불린다.
유백색의 유탁액으로 정제대두유 성분으로 돼 있어서 그렇게 불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1년 11월에 허가받은 전문의약품 중 하나로,
용량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으며, 본인은 절반 정도만 정맥주사로 투여받았다.
주요 효과로는 비경구 영양공급 처방의 일부로서 에너지, 필수 지방산을 보급하는 역할을 하며,
시험관 아기 이식 과정에서는 착상을 돕는 역할을 한다고 주치의로부터 설명 받았다.
부작용으로는 정맥염, 혈관통, 구역,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맞을 때 보통의 수액을 맞을 때와는 달리 약제가 들어가면서 혈관이 뻐근한 느낌을 받았다.
이식 후 황체호르몬제
학창시절, 생물시간에 주된 여성호르몬으로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의 두 가지를 배웠다.
이 중 임신 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호르몬은 프로게스테론이다.
프로게스테론은 배란 후 황체가 형성되면 난소에서 분비하는 황체호르몬의 일종이다.
주로 자궁 내막을 두껍게 하고 수축을 억제하며 태반 형성을 돕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몸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게 보통이나 부족한 경우 황체호르몬을 함유한 약물로 보조하기도 한다.
주사제부터 먹는약, 질정까지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인공수정 정자 주입 이후 썼던 공통 약으로 듀파스톤, 유트로게스탄 질좌제를 포함하여 설명하려 한다.
머크(주) / 크리논 질정(프로게스테론)
크리논 질정은 지방 냄새가 나는 흰색 내지 미색의 겔로, 1일 1회 아침에 투여할 것을 권장한다.
어플리케이터 일체형으로 마개를 따서 질 내부에 깊숙이 넣어 흡수시키는 약이다.
굳을 수 있는 특성상 상온보관 필수로, 본인은 동결 1차, 2차 때 모두 사용했다.
평소 생리 시 탐폰을 써서 그런지 체내에 넣는 과정에서 거부감은 덜했으나,
패드만 사용하다가 질정을 써야 하는 경우 초반에 적응과정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몸안에 겔을 짜낸 후 어플리케이터를 누른 채로 잡고 빼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로 들어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
흡수되고 남은 찌꺼기가 배출될 가능성이 농후하여 팬티라이너 착용을 권장한다.
주된 부작용으로는 설사, 변비, 야뇨증, 심하게는 실신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크게 어려움은 없었으나 소양증이 심히 느껴져서 화장실에 자주 가야 했다.
제이텍바이오젠 / 타이유 프로게스테론(근육주사)
타이유 프로게스테론은 2007년에 허가받은 전문의약품이다.
근육주사라서 난임병원에서 맞거나 진료의뢰서를 들고 타 병원으로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즉, 엉덩이에 맞아야 해서 자가 주사가 어렵다.
병원비가 추가로 들어야 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주요 기능은 황체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절박 또는 습관성 유·조산, 난임 치료에서 황체기능부전 보조 역할이다.
용법을 보면, 황체기능부전 보조 역할의 경우 10~50mg을 1일 1~2회 근육주사한다고 돼 있다.
동결 1차 때 3일 간격으로 2cc씩 맞으라고 해서
이식 당일, 이후 2~3일 간격으로 맞았다.
응결 가능성이 있어 상온 보관이 필수이며, 다회용 주사제로 최장 보관기간이 약 2주 정도 된다.
이상반응으로 출혈, 과민증이 있으며, 알레르기성 발진이 나타날 경우 투여를 중지한다.
또한, 주사 부위가 딱딱하게 뭉칠 수 있어서 잘 풀리도록 마사지 해주어야 한다.
실제로 본인 몸엔 겨드랑이, 서혜부, 목 뒷쪽에 붉은 두드러기가 일어났고, 해당 부위가 심히 가려웠다.
결국 동결 1차 첫 피검사 때 비임신 수치 확인하고 즉시 종결했으며,
난임센터에서 항히스타민제, 소론도정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3일이 지나서야 두드러기가 완화되었다.
이후, 동결 2차 때는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
(주)아이젠파마코리아 / 프롤루텍스(피하주사)
난임자에게 극악으로 유명한 양대 주사가 있다.
하나는 멍주사로 불리는 크녹산이며,
다른 하나는 돌주사로 불리는 프롤루텍스이다.
왜 그런 명칭이 붙었을까?
한 번 맞아보면 즉시 깨달을 수 밖에 없다.
정말 아프다. 무려 이틀간 아팠다.
그간 여러 피하 주사제를 맞아봤으나 역대급이다.
2018년에 허가받은 전문의약품으로 주성분은 프로게스테론이며,
난자채취일로부터 임신 12주까지 하루 1번 25mg 피하주사하는 것이 보통의 용법이다.
프리필드 시린지가 아니라서 타이유 프로게스테론처럼 주사기에 흡수시켜서 맞아야 하는데,
타이유와는 다르게 스스로 피하주사로 놓을 수 있어 추가적인 병원비 소요가 없다.
기본 세트 구성으로 주사액, 일회용 주사기, 교체용 주사바늘 1정을 받는다.
흡수시킬 때 주사기침을 사용하고, 체내에 놓을 때는 교체용 바늘로 교체해야 그나마 아픔을 줄일 수 있다.
그 이유는 교체용 바늘이 원래 주사기 바늘보다 조금이라도 얇기 때문이다.
수 차례 본인 몸에 투여한 바, 무섭다고 천천히 찌르면 생생한 고통을 느낄 수 있다.
배꼽을 중심으로 살점이 많은 부위에 놓으면 그나마 덜 아프며,
개인별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본인의 경우 왼쪽이 덜 아팠고 오른편에 놓을 수록 아프고 멍까지 들었다.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두통, 출혈, 가슴통증, 통증, 가려움, 혈종 등이 있으며
대개 투여 부위에 누군가에게 맞은 듯한 압통이 느껴질 수 있다.
매일, 부위를 바꾸어가며 놓아야 하므로 부디 이 주사를 처방받는 이에게 고통이 적기만을 바란다.
한국애보트(유) / 듀파스톤(디드로게스테론)
2006년에 허가받은 전문의약품으로 원형 백색의 필름 코팅제로, 크기가 손톱보다 작다.
인공수정 1차 당시에 체내 정자 주입 후 사용했으며, 동결 1차, 2차 때 모두 사용한 바 있다.
인공수정 1차와 동결 2차 때는 삼시세끼 먹어가며 하루 세 번 사용했는데
동결 1차 때는 다른 프로게스테론 제제를 혼용했으므로 2정만 사용하였다.
임신 확인 이후에도 난임병원 졸업 전까지 계속 투여할 수 있으며, 실제로 임신 8주차인 지금도 복용 중이다.
한화제약 / 유트로게스탄 질좌제(미분화 프로게스테론)
인공수정 2차, 동결 2차 때 사용한 질정이다. 별도 어플리케이터가 있어 약국에서 필히 받는 것이 좋다.
상기 기술한 겔타입의 크리논 질정과 다른 타입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수정 당시에는 2알씩 삽입하였으나, 동결 2차 때는 자기 전에 3알 넣는 것으로 처방받았다.
아마 타이유, 프롤루텍스 주사를 쓰지 않아 그만큼의 보충이 필요해서 주치의가 그리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용량을 주입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찌꺼기도 많이 나온다.
부작용으로는 크리논겔과 마찬가지로 소양증, 야뇨증이 있을 수 있는데 지금도 밤에 곧잘 깨곤 한다.
또한, 기름 성분이 포함돼 있어 소변을 볼 때 찌꺼기가 섞여 나오면 변기에 때가 껴서 청소를 자주 해야 한다.
지금까지 시험관 아기 동결배아 때 직접 사용해 본 각종 약제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부작용 경험담이었다.
강조컨대, 병원, 주치의 판단, 개인별 체질 등에 따라 처방이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만 하길 바란다.
아무래도 난임치료 과정에서 다량의 의약품을 몸에 투약하게 될 수 밖에 없다.
각종 사정으로 필요한 정보를 자세히 고지받지 못하거나 질문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나의 글이 지난한 치료 과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참고 사이트
의약품 안전나라 https://nedrug.mfds.go.kr/index
#동결배아 #시험관아기 #난임 #임신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