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2018년, 세계는 다시 한번 경악했다.
“나는 핵 단추를 책상 위에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내 단추는 작동한다.”
트럼프의 이 말은 김정은을 겨냥한 것이었지만, 실은 김정은을 가장 정확히 요약한 밈이었다.
김정은은 세계 정상 중 유일하게 스마트폰 없이 국제정세를 흔드는 인물이다.
그에게 아이폰은 보안 위협이고, 구글은 적성국보다 위험하다.
그러나 그는 로켓을 쏘고, 회담장을 웃으며 걷고, 핵 버튼 옆에서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
책상 위엔 노트북 대신 조선중앙TV 리모컨, 뒤에는 제복 입은 장군들, 정면에는 세계가 주목할 셀프 연출된 사진.
이건 그냥 사진이 아니다. 국제 안보 위기를 JPG로 요약한 콘텐츠다.
김정은은 3대 세습 독재 체제의 막내다.
스위스에서 농구를 좋아하며 자란 유학생이었고, 형은 마카오 디즈니랜드에서 놀다 탈락했으며, 아버지 김정일은 그를 후계자로 조용히 준비시켰다.
아버지의 사망 이후, 몇 개월 만에 그는 로켓을 들었고, 정적을 날렸으며, 북한을 다시 무대 위로 올려놓았다.
“정통성은 피로 물려받았고, 권력은 공포로 다졌으며, 이미지는 철저히 연출했다.”
김정은의 정치 철학은 분명하다.
'고립은 자립이다.', '대화는 하되 바꾸진 않는다.', 개방은 말하되 철문은 잠가둔다.', '비핵화를 외치되, 미사일은 닦아놓는다.'
그는 외부 세계를 거부하지만, 외부 세계가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기술은 정확히 안다.
북한 국민은 인터넷을 못 쓰지만, 세계는 김정은의 셀카 한 장을 분석한다.
자신은 투표를 받지 않지만, 각국 대통령은 그 표정을 해석한다.
그의 정치는 불확실성 그 자체를 브랜드화하는 방식이다.
북한 언론은 김정은이 산을 걸으면 산이 먼저 인사하고, 공장에 가면 아이스크림이 감동한다.
그는 미사일을 쏘고 “위대한 성취”라 부르고, 군은 눈물로 환영하며, 인민은 환호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반면, 외신은 매번 다음과 같이 쓴다.
“이번엔 진짜다”, “전 세계 촉각”, “한반도 긴장 고조”,
하지만 대중은 안다.
이건 모두가 하차 못 하는, 하지만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정치 드라마 시즌 15.
미사일 발사가 뜰 때마다 사람들은 이렇게 반응한다.
“이 사람이 진짜 핵을 쥐고 있다고?”
정답은 그렇다. 그리고 그는 그것으로 세계의 리듬을 흔든다.
김정은의 존재감은 시각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헤어스타일은 1980년대 게임 보스 같고, 그 정치는 진짜로 보스급이다.
고모부 장성택을 숙청했고, 형 김정남은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독극물로 암살당했다.
내부 권력은 철저히 재편되었고, 충성은 생존의 조건이 되었다.
트럼프와의 회담? 정상외교라기보다는 각자 시즌 홍보였다.
트럼프는 “우린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지만, 김정은은 답하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미사일을 다시 쐈다.
김정은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무대에서 가장 많은 언론의 헤드라인을 점령하는 리더다.
그는 제재를 받으며 살아남았고, 고립 속에서 외교를 연출하며, 인터넷 없는 나라에서 밈의 소재로 부상했다.
그의 정치는 상식 밖이고, 그의 전략은 예측 불가능함의 일관성에 있다.
그리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위성사진을 분석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안다.
그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는 항상, 다음 연출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터넷 없이 세계 뉴스에 매일 등장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건 실수나 우연이 아니라, 철저한 계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