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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를 X하다, 사고는 실시간으로

도널드 트럼프

by 한자루


출생 : 1946.06.14. 미국
소속 : 미국(대통령)
가족 : 배우자 멜라니아 트럼프,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아들 에릭 트럼프, 딸 이방카 트럼프, 아들 배런 트럼프
학력 :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수상 : 2013년 포브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유명인사 100인
경력 : 2025.01.~ 미국 대통령 (47th)


2017년 어느 날 새벽. 미국 대통령이 쓴 단어 하나가 전 세계를 패닉에 몰아넣었다.

“Despite the constant negative press covfefe”


이건 단순한 오타가 아니었다. 이건 현직 미국 대통령이 만든 신종 언어 바이러스였다.

CIA, NSA, 언론 모두 사흘간 분석했다.

국방부는 비상회의를 소집했고, 프랑스는 철자 오류에도 불구하고 샴페인을 열었다.

한편,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님은 뜻을 아신다”고 말했다.
모두가 깨달았다. 이건 통치가 아니라 퍼포먼스다.

트럼프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전쟁을 선포하고, 인사를 경질하고, 심지어 기상예보도 했다. 백악관 기자실은 뉴스보다 X 피드를 먼저 확인했다. 왜냐하면 진짜 백악관은 스마트폰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도널드 J. 트럼프.
맨해튼 부동산 재벌이자, 금도금 변기 사용자.
그리고 2000년대엔 “너 해고야(You’re fired!)”로 전 국민을 TV 앞에 붙잡아 둔 리얼리티 쇼 호스트.

그랬던 그가 2016년, 대선 후보로 등장했다.
정치 경험? 없다. 외교 전략? 없다. 그런데 말이 있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나는 나처럼 똑똑한 사람은 본 적이 없어.”

사람들은 웃었다. 정치권은 무시했다.
그러나 그 무시가 끝났을 땐, 그는 백악관 책상에 발 올리고 있었다.


트럼프의 정치는 정책이 아니라 시청률로 굴러갔다.

언론이 비판하면? 가짜뉴스!

기자가 질문하면? 당신은 아주 멍청한 질문을 했어요.

스캔들이 터지면? 내가 본 최고의 스캔들이에요. 정말 멋져요.

기존 정치인들은 말을 조심했다.
트럼프는 “그걸 왜 조심해?”라는 태도로 정면돌파.
그의 통치는 정치가 아니라 콘텐츠 기획이었다.
그리고 트위터는 그의 대본 없는 무대였다.

이민 문제? 국경에 벽 세운다고 했다. 실제로 세운 건 고용 불안.

기후 변화? “지구가 따뜻해지면 좋은 거 아닌가요?”

외교? 친구랑 싸웠다가 다음날 친해지기. 김정은과는 “러브레터” 주고받음.

경제? 관세 폭탄 투척 후 무역 전쟁은 이기기 쉬워요. 그 폭탄은 소비자 지갑에서 터지긴 했다.


심지어 코로나 브리핑 중에는 “소독제를 주입해보면 어떨까요?”라는 명언도 남겼다.
CDC는 “아니요, 그건 하지 마세요”를 공식 발표문에 써야 했다.

(진짜로 시도한 사람이 나왔다는 건 덤.)


그는 미국 대통령이자, 인터넷 밈이자, 오마하에서 트위터를 보는 한 할아버지의 분노 대변인이었고, 자기 지지자들에겐 현실 정치의 복수극 주인공이었다.

그는 규칙을 무시했고, 무시한 덕에 스타가 됐다.

언론이 욕하면 그는 더 유명해졌고, 전문가가 반박하면 그는 더 강해졌고, 모두가 비웃으면 그는 그걸 캠페인 포스터에 박았다.


트럼프는 더 이상 단순한 인물이 아니다.
그는 하나의 IP다. 그의 정책은 기억나지 않지만, “covfefe”, “fake news”, “build the wall”, “China”는 모두 밈이 되었다.

그의 지지자들은 투표를 했고, 그의 반대자들은 밈을 만들었고, 결국 트럼프는 투표와 좋아요 사이, 헌법과 해시태그 사이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그가 다시 돌아왔고 정치 시스템은 아직도 트럼프 바이러스 백신을 찾지 못한 상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세계 최강의 대통령이고, 우리 모두는 그의 리얼리티 정치쇼를 밤마다 스크롤하며 시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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