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 순간 선택을 하고 산다.
뭘 먹을 까, 무슨 프로를 볼까, 어디 놀러 갈까.. 등 크고 작은 선택을 하며 사는데,
어느 날 내가 깨달은 건 아는 것이 많을수록 '좋은 선택'을 한다기보다 '그 선택에 대해 후회나 아쉬움'을 가질 확률이 낫다는 거다.
'그때 이랬어야 하는데'라는 후회를 할 때 가만 돌이켜 보면, '선택을 할 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지로 인해 '선택'을 할 기회조차 놓쳐버린 적이 많다는 것을 문득 깨닫는다.
'내 생각이 맞고, 난 소신껏 살고 있어'라고 믿었던 시절도 돌이켜 보면 눈 닫고 귀 닫고 살았던 것 같다.
사실 뭐 살면서 크게 선택이나 결심을 할 일은 특이한 경우 빼고는 누구나 비슷할 것이다.
나의 경우 그중 기억에 남는 선택이라면, 다음의 2가지가 있다.
하나는 IBM 관두고 프리랜서 전향 & 사업을 할 때,
또 하나는 션 국제학교 보낼 때..
이 2가지는 눈앞만 바라봐서는 안돼서 상당히 깊이 고심을 해서 선택을 했어야 하는 사안으로 머리가 지끈 거릴 정도였는데 고민하고 결정하기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겨우 며칠? 그 짧은 기간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는데 결정을 하는데 도움을 준건 그 며칠의 생각이 아니었던 것 같다. 평소 나의 가치관, 인생관이 그 순간 행동으로 발휘된 것 같다.
회사를 이직하거나 관두는 건 누구나 겪는 일인데, 나의 경우는 IBM이라는 회사를 너무도 사랑했고 나랑도 잘 맞아 굳이 든든한 울타리를 벗어나 맨땅에서 헤쳐나갈 이유가 없었다.
어쨌건 당시 나는 '결심'이라는 것을 했는데, 이때 나의 생각은 '2년 후 나의 가치가 시장에서 통하느냐'를 시험해 보고, 10년 후 나의 IBM동료들을 만났을 때 내가 그들을 부러워하거나 후회하는 일이 없게 무언가를 일구어 보자였다. 지금 생각해도 대책 없는 막무가내 결정이나 왠지 모를 자신감은 있었다.
마찬가지로, 션 초등학교 졸업을 코 앞에 두고 갑자기 국제학교로 옮겨야겠다 생각하고 중1 때 옮길 때도..
션 중3이 되어 함께 공부했던 션 친구들이 원하는 특목고를 갈 때 '괜히 션을 국제학교로 보냈어'라는 생각이 안 들면 성공이다 싶었다.
재미있게도 이 2가지 모두
A선택이 싫어서 B선택을 택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안정성에서는 벗어나기는 하나, 장기적으로 보면 나와 션에게 더 맞는 길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것 같다.
우연히도 지금 시점이..
IBM 퇴사 후 10년, 션 제주로 학교 옮긴 지 3년이 된 시점이다.
그리고 다행히..
업무적으로도, 션 노선 바꾼 것도..
그 선택에 만족을 하고 있다.
가끔 션과 그런 이야기를 한다.
너 여기서 계속 학교 다녔으면 어땠을 꺼같애? 션은 지금 제주 학교 생활도 너무 좋지만 여기 다녔어도 좋았을 거 같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아마 IBM 계속 다녔어도 지금만큼 만족했을 것 같고, 지금도 만족스럽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나나 션이 과거에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해 후회를 하지 않는 것..
그리고 당시 다른 선택 즉 IBM 다니고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어도 현재 만족했을 거라는 것..
그 말은,
선택 후 지금까지 참 열심히 살았구나가 바탕이 되어서 같다.
그저 노력만을 했다가 아니라 꾸준히 내 삶에 대해, 내 미래에 대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조금씩 조금씩 닫힌 생각을 깨어보려고 한 덕분 같기도 하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지나치게 "긍정적"이라는 건데 나의 "긍정의 힘"은 막연히 "잘 될 거야"가 아니다.
문제가 있을 때 그 문제자체를 없애기 힘들 때는 우회적 방일지라도 적극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다.
즉, 불평하고 있는 시간에 무엇이라도 좋으니 뭐라도 해 보는 것..
그러다 보면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가 되어 있다.
뭐든 방법이 있을 꺼라 생각하니 "긍정적"일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