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피가드너 Sep 07. 2024

특별한 만남 & 비상

미국에서 비즈니스 한 이야기 6화



지난화에 이어....

우연히 시작한 교육 비즈니스가 성장과 동시에 감당하기 힘든 시간을 겪으며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수소문 끝에 인성과 실력으로 명망이 높은 C 선생님을 영입했는데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창의적인 교육을 제공할 수 있었고, 다른 곳과 차별화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참교육자인 C 선생님과의 만남 덕에 사업도 성장하고, 제 삶에도 선한 영향을 받았으니, 과감한 투자였지만,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늘 상대방을 격려한다.

C 선생님은 일주일에 이틀 오셔서 각각 두 번의 수업을 했는데요. 늘 한 손에는 커피를, 다른 손에는 커다란 가방을 들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출근하십니다. 어찌 보면 이때부터 수업 시작일 수도 있어요. (대화를 하며 배울 점이 많았거든요) 


반갑게 인사한 후, 저를 비롯해 스태프의 얼굴을 한번 쭉 살피고, 칭찬을 시작합니다. " Mrs. Kim! 옷이 너무 잘 어울리고 예뻐요, Ms. Grace! 오늘따라 표정이 좋아 보여요" 등등 소소한 관심을 보이는 거지요. 선생님의 환한 미소를 보면, 기분이 좋아져서 경직되어 있던 마음이 풀릴 때가 많았습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인데요. 평소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니, 수업하러 오는 학생들의 표정도 밝습니다. 수업 30분 전에는 거의 모든 학생이 참여해서 선생님과 간단한 스낵을 먹으며 수업 전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학교에서 겪은 다양한 일들, 친구와의 갈등, 진로문제등.... 평범한 일상 고민인데도 선생님은 진심으로 경청합니다. 요즘 TV에서 보는 오은영 선생님의 《금쪽상담소》같다고나 할까요? 듣고 나면, 경우에 맞는 해결점을 찾아 조언을 해주니, 학생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준비가 철저하다.

선생님과 일을 시작하고 놀랐던 점이 무려 3시간 전에 와서 수업 세팅을 한다는 것이었어요. 고전을 읽고 쓰는 《Novel & Writing Class》수업을 위해, 그날 읽을 책의 배경을 미리 준비합니다. 의상이나 소품은 물론이고, 때론 분장까지 하고 오셔요. 최대한 몰입할 수 있도록 그때의 상황을 시청각으로 보여 주는데요. 이 단계가 지나면, 어떻게 읽고 써야 하는지 기본을 설명하고, 비판, 문제점, 좋은 점함께 나눕니다. 느낀 점을 글로 쓴 후엔, 선생님이 적어 준 자세한 코멘트를 읽고, 학생들은 한 번 더 수정합니다. 


첫 수업에 부모님들과 함께 참여하는 《Open Class》도 학생들의 수업 성취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앞으로 읽게 될 책에 관해 설명하고, 무슨 메시지를 주는지도 토론하는데요. 부모들의 참여도가 높고, 인사이트도 많아 성인반을 개설해 달라는 요구도 빗발쳤습니다. 아쉽게도 그때엔 글을 쓰지 않을 때라 생각만 하다 실천은 못 했네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글쓰기를 쉽고, 즐겁게,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었으니 그야말로 능력자이셨어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그러기에 독일의 의사이자 작가였던 한스 가롯사는 "인생은 너와 나의 만남"이라고도 했습니다. 진흙 속의 진주도 누군가가 발견해 주면, 보석이 되고, 평범했던 학생도 좋은 스승을 만나 빛을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은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지만,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운명이 바뀌기도 합니다.


20년 동안 교육사업을 하면서도 C 선생님 덕에 교육 철학을 많이 배우고 적용했습니다. 공부뿐 아니라, 오랜 경험으로 터득한 학생들, 학부모들과의 관계도 자주 조언을 해주셨는데요. 만약, 그런 만남이 없었다면, 일찌감치 포기했을지도 모르겠어요. 늘 멘토 역할을 자청하고, 용기를 준 덕에 자신 있게 비상하지 않았나 합니다. 


해야 할 숙제 같았던 《미국에서 비즈니스 한 이야기》를 연재하며, 많이 행복했고, 많이 즐거웠습니다. 3년 전까지 해오던 일인데도 까마득하게 오래전의 일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시간이 흐르니, 힘들고 아팠던 일조차도 좋은 추억으로 포장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열심히 살아온 기억을 글로 되살리며, 밋밋했던 삶에 활력소가 된 점은 큰 소득이었습니다. 다시금 글쓰기의 힘을 느끼며, 또 다른 만남을 통한 앞으로의 삶도 기대가 됩니다. 



PS:

 미처 못 나눈 이야기는 언젠가 책을 쓰게 될 그때를 위해 미뤄두렵니다. 그동안 부족한 연재글 읽어주시고, 칭찬과 용기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일상의 이야기로 또 만나요. 


 

정원산 꽃으로 만든 석고 방향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