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주간 일기 27 – 조직의 문제인가, 사람의 문제인가.
여름인가 보다. 덥다는 걸 실감한다.
고온다습한 기후를 가진 우리나라는 여름이면 짜증을 많이 느낀다. 가을의 청명함을 참기는 하나 쉽지는 않다. 세상 돌아가는 일이 그 짜증을 보태기도 한다.
그래도 다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소식은 한국계 미국 프린스턴 대학 허준이 교수가 수학의 노벨상이라는 ‘필즈상(Fields Medal)’을 수상했다는 보도다. 허 교수는 수상 직후 “제게 수학은, 개인적으로는 저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이해해가는 과정이고, 좀 더 일반적으로는 인간이라는 종이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또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일”이라며 “저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일에 의미 있는 상도 받으니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부모가 교수로, 미국에서 태어나 2살 때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고교 시절 글 쓰는 작가를 꿈꾸며 자퇴했다가 검정고시를 봐서 서울대에 입학했다. 몸이 약해 야간 자율학습에 부담을 느꼈는데 학교에서 이를 양해하지 못했다는 후일담이 있다. 또 허 교수는 미국 출생자로 18살까지 한국과 미국 이중국적을 보유하다가 결국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병역을 이수하기에는 건강 문제로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보태고 싶은 것은 지난 6월 18일 미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폐막한 ‘제16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임윤찬 피아니스트가 5명의 경쟁자를 누르고 우승했다는 소식이다. 이 콩쿠르는 1962년 시작해 4년 주기로 열리며,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로 꼽히는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버금가는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의 대표 피아노 콩쿠르다.
임윤찬은 수상 인터뷰에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고 해서 제 실력이 더 느는 게 아닙니다.” “인간이 언어를 하지 못할 때 음악을 통해 소통한다고 생각해요. 가장 깊은 아픔을 겪었을 때 음악이 탄생하죠.”라고 말한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의 사람들이 이 지구 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차 발사에 성공했다. 항공우주연구원 고정환 한국형 발사체 개발본부장이 "설계된 비행 계획에 따라 모든 비행 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했으며, 고도 약 700㎞에서 성능검증위성을 성공적으로 분리해 목표궤도에 투입했다"라고 알리면서 성공을 알렸다. 또한 “후속 반복 발사의 지속적 성공과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가 진정한 7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조직이 일의 성공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 조직 속에는 성과를 내고자 하는 열정이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가덕도 신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 제정과 사전 타당성 조사가 신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사전 절차라면 기본계획부터는 본 사업에 착수하는 것이 된다. 7.1 발주된 용역은 착수일로부터 12개월간 진행되며, 용역 예산은 총 157억 9000만 원이다. 또 부산시도 신공항 추진본부장을 새로 임명했다.
정부가 2030 부산 세계박람회(부산 월드 엑스포) 유치 역량을 한데 모으고자 기존의 ‘민간 재단법인 유치위원회’와 ‘정부 유치지원위원회’를 통합해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를 8일 공식 발족했다. 유치위원회는 한덕수 총리(정부위원장)와 최태원 회장(민간위원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고, 당연직 16명, 민간 위촉직 11명 등 29명으로 구성됐다. 이와 더불어 부산시에도 국장급 ‘2030 엑스포 추진본부’가 생길 예정이다. 정부와 부산시, 민간이 역할 분담을 잘해야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삐걱거리는 모습이 없도록 사전에 조율을 잘하길 바란다.
부산일보의 보도에 의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현지 언론을 분석한 결과 2030 엑스포 개최 후보도시 리야드가 70여 개국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한다. 긴장의 끈을 바짝 조여야 한다고 미리 경고하는 것 같다. 가덕도 신공항이던, 2030 엑스포 유치든 조직과 사람이 하는 일이다. 둘 중에 사람이 더 중요하다.
르노자동차가 부지 매각을 서두른다는 소식이 들린다.
삼성자동차를 유치하고, IMF로 철거하고 아파트를 지어야 한다는 논리를 이겨내고 르노삼성자동차로 존속한 부산의 대표기업이다. 여기엔 부산시민의 염원이 담겨있다. 제대로 된 제조기업을 갖겠다는 열망으로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에서 기업의 생존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밤을 지새우는 고민을 당부하고 싶다. 르노자동차의 부지 매각이 가져올 영향과 그에 대한 대책들을 치열하게 마련해야 한다. 유치와 존속을 위해 부산시민과 부산시는 밤낮으로 머리를 맞대면서 깊은 밤을 지새웠다.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중요하다.
국정원이 자기 조직의 장(長)인 서훈, 박지원 전 국정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탈북 어민 북송 사건 등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여 문제가 있어 검찰에 고발한다고 한다. 이런 조직이 성과를 내고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조직이나 사람이나 매 한 가지로 엉터리다.
조직 관리와 인재의 등용, 참으로 어려운 과제다.
대선 이후에 정부에서, 지방선거 이후에 지방정부에서 조직에 걸맞은 인재를 찾아 응용하고 있다. 불협화음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임인유친’(任人唯親, 능력과는 관계없이 자신에게 가까운 사람만 임용)의 인사를 할 것인가, ‘임인유현’(任人唯賢, 인품과 능력만을 믿고 사람을 등용)의 인사를 할 것인가. ‘임인유친’의 인사를 한 경우 국가나 조직이 망하고, 그 리더도 불행하게 끝나는 일이 다반사이다. 역사가 이를 말한다. (2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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