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작
산속의 집을 향해 걸어갔다. 고개를 들면 하늘이 닿을 것 같은 집이라고 했다. 본 적도 없는 집은 상상하면 상상할수록 이 세상에 없는 곳처럼 느껴졌다. 멈추지 않고 걸어갈 때 몸은 무거운 짐이 된다. 버리고 싶어도 버릴 수 없는 몸을 우리는 견디고 있었다. 낙엽을 밟을 때마다 부서지는 감각에 익숙해졌다. 속도를 맞추어 걷던 아이들은 멀리 흩어진다. 각자의 길을 만들어 내는 듯이. 각자가 되어 가는 듯이. 걸음을 멈추는 순간 다음 걸음은 더 힘들어졌다. 알면서도 자꾸만 멈추게 되었다. 조금만 가면 돼. 그렇게 우리는 조금을, 조금의 조금을 만들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