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나는 해를 본다>
나는 해를 본다.
그것이 나의 시작이었고,
나의 이유였다.
처음 흙을 뚫고 나올 때부터
나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고개를 돌릴 수 없다는 것,
다른 빛은 바라볼 수 없다는 것.
그래서 나는
해를 향해 자란다.
그 빛이 따뜻할 때는
기쁨이었고,
그 빛이 멀어질 때는
외로움이었다.
나는 늘 그 자리에 서서
해를 기다린다.
그건 사랑이었고,
그건 숙명이었다.
가끔은
구름이 해를 가릴 때
나는 나를 잃는다.
빛이 없으면
나는 누구인가.
하지만 해는 다시 떠오르고
나는 다시 고개를 든다.
그건 희망이었고,
그건 기억이었다.
누군가는 말하겠지.
“너는 왜 다른 곳을 보지 않니?”
하지만 나는 안다.
내가 해를 향해 자라는 이유는
그것이 내 안의 가장 깊은 그리움이기 때문이라는 걸.
나는 해바라기였다.
외로움 속에서 피어난,
절절한 사랑의 방식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름마저 해 바라기인
해바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