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시

해바라기

by 윤사랑

<나는 해를 본다>


나는 해를 본다.

그것이 나의 시작이었고,

나의 이유였다.


처음 흙을 뚫고 나올 때부터

나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고개를 돌릴 수 없다는 것,

다른 빛은 바라볼 수 없다는 것.


그래서 나는

해를 향해 자란다.

그 빛이 따뜻할 때는

기쁨이었고,

그 빛이 멀어질 때는

외로움이었다.


나는 늘 그 자리에 서서

해를 기다린다.

그건 사랑이었고,

그건 숙명이었다.


가끔은

구름이 해를 가릴 때

나는 나를 잃는다.

빛이 없으면

나는 누구인가.


하지만 해는 다시 떠오르고

나는 다시 고개를 든다.

그건 희망이었고,

그건 기억이었다.


누군가는 말하겠지.

“너는 왜 다른 곳을 보지 않니?”

하지만 나는 안다.

내가 해를 향해 자라는 이유는

그것이 내 안의 가장 깊은 그리움이기 때문이라는 걸.


나는 해바라기였다.

외로움 속에서 피어난,

절절한 사랑의 방식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름마저 해 바라기인

해바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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